나, 일상, 삶, 그리고...

사람은 그렇게 산과 같다...

오애도 2009. 6. 11. 09:26

 소백산 정상에서 찍었는데 밑부부은 댕강... 짤랐다. 친구 얼굴이 들어가 있어서 초상권 보호 차원으로.....

파도가 넘실넘실 하다가 딱 멈춘듯 한 모습인데 그렇게 숨을 멈췄다가 다시 불쑥 넘실거릴 듯 하다.

 

 

 

 

 사실 숲이라는 건 어디든 비슷하다. 하여 청계산이나 소백산이나   산을 오르다보면 특별한'다름'을 실감하지 못하는데 높은 산이거나 흔히 유명한 산이라는 것은 저렇게 산꼭대기의 풍경에 차별화가 있다.

과정이 우선인가 아니면 목표가 우선인가...나는 당연히 과정을 우선하는 인간이다.

 아주 먼 거리를 걷거나, 혼자서 산엘 가거나 혹은 쇼핑을 하는 아니, 이렇게 오랜기간 아니면 영원히 홀로 사는 일에도 참을 수 없는 즐거움이 있는 것은 아마 과정을 중시하는 성향탓이리라.

 

 나는 누가 뭐라든 사물의 본질, 마음의 본의 따위가 겉으로 드러나는 어떤 것보다 중요하고 그것에 깊은 가치를 부여하는 인간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삐지는 일도 투덜대는 일도 불같이 화를 내는 일도 별로 없는데 현상에 반응하기 전에 본질에 대해 깊이 숙고하기 때문이다.

 하여 본질이나 본의를 파악하는 일에 명민하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

 

산을 이루고 있는 것은 숲이고 숲을 이루고 있는 것은 나무와 풀이다.

산의 겉모습만 보고 숲과 나무와 풀의 모습을 함부로 단정지을 수 없다. 숲을 못보고 나무만 보는 인간이 어리석은 게 아니라 나무조차 볼 줄 모르는 사람은 제대로 된 숲이나 산도 볼 수 없다고 믿는다.

 사람에게 있어서도 마음과 정신과 행동과 육체가 숲이라면 그 낱낱의 것을 이루고 있는 가치관, 심성, 배움, 시각, 인식방법 따위가 나무일 것이고 결국은 그가 살아내는 삶의 모습이 산이리라...

 

 어떤 산이든 상관없다.

낮은 산도 높은 산도 다아 그 나름의 가치가 있는 법이니까.

늘 말하듯이 높은 산에는 깊은 골을 품고 있을 것이고 또한 키 큰 나무와 키낮은 관목숲이 공존하듯이 다양한  굴곡들을 갖고 있을 것이다.

 

 나는 어떤 산이며 어떤 숲을 품고 있고, 또한 어떤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가...

 높고 웅장한 산을 지향할 것인가, 낮고 소박한 산을 지향할 것인가...

 그러나 지향점과는 다르게 형성되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 다아 살아내기 전까지 어찌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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