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모처럼 청계산엘 다녀 오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산행을 하긴 하지만 풀코스는 아니고 반 정도 올라가다 내려오는데 운동이라고는 그거 하나다. 수영도 안 했고, 걷는 일도 별로 없다. 그나마 며칠 집안 정리 한다고 하루종일 곰실거리기는 했지만 몸에 땀나고 열 오를 만치는 아닐 것이다. 원래 느긋한 인간인지라 방안 정리하다 말고 책상 앞에 앉아 차 한 잔 마시고 책 뒤적이고, 다시 곰실거리다 바느질 거리 찾아보고...
이건 날건달이나 빈둥댄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머릿속에는 잔뜩 복잡하고 해야할 일은 많은데 선뜻 손 내밀어 하는 일은 없다. 천들도 쌓였고, 책들도 쌓였다.
이러다 필 받으면 무섭게 몰입할 게 뻔한데, 그게 바느질이 될지, 재봉틀이 될지, 뜨개질이 될지, 영어공부나 책 읽기가 될지는 모르겠다.
하여 정교하게 바느질 두 시간, 독서 두 시간, 빈둥대기 한 시간, 운동 두 시간, 밥 벌이 세 시간, 외국어 공부 두 시간... 하는 식으로 하루 일과를 짜거나 아니면 월요일 영어, 화요일 바느질, 수요일 뜨개질, 목요일 등산, -수업은 대개 저녁에 있으니까...-주말 이틀은 빡시게 밥벌이... 뭐 이런 식으로 짜놓고 거기에 맞춰 살아볼까도 생각 중인데 원래, 계획은 깨지기 마련이고 굳은 결심은 무너지기 위한 것... 일케 부정적이니 흠... 이런!!!!
결국 어영부영 하다가 일월 한 달은 갔다. 모 생각해 보면 다대하게 바빴던 것도 사실이다.
특별히 맘 써서 해야 할 것도 없으면서 하루는 너무 짧고, 아쉽다.
오늘은 수업하는 일곱시까지는 비어 있으니까 무얼 할 지 생각해 보자....
역시 하는 일 없이 바쁘군.
하지만 이렇게 빈둥대는 것은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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