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 날...

흠...

오애도 2008. 12. 22. 12:35

몸  컨디션... 제로...

아침에 일어날 땐 진짜 행복했는디... 일은 없는 날이고 사흘 후 크리스마스인지라 괜히 산타클로스나 하나 만들어야지 생각하고 어젯밤 사방 5센치 짜리 천 40장 재단해 놨었다. 오늘 내로 다아 만들고, 현관입구의 발란스도 심플하게 만들어야지 생각했는데, 기분 나쁘게 슬슬 열이 오르는게 별로다. 따끈따끈한 손바닥을 느끼며 연거푸 커피를 두 잔이나 마시고, 어제 먹다 만 피자 한조각을 뎁혀 아침으로 먹었다.

 원래는 산행계획이었다가 춥다는 말에 내일로 미뤄졌는데 이래가지고서야 서울 대공원도 못 가겠다.

흠...

 

아침에 엄니랑 통화하며 어려서 부모 잃고 일찍 시집간 외사촌 언니 얘기를 들었다. 이제 70인 시어머니가 치매라서 그거 수발하느라 고생고생에  폭삭 늙었더라는...

 불쌍해 죽겠더라... 사람이 너무 참혹해져서...

지지리 복도 없는 언니네...

그러게 말여~~ 넌 하나님 믿으니께 언젠가 복받을 거라고 늘 애기했는디......-울엄니 불교신자-

하나님이 보시기엔 뭔가 연단이 더 필요한 걸까? 내 보기엔 나무랄 데 없이 착한, 그리고 열심히 그러나 신산하게 살아온 거 같은디... 모르겠다.

 산골 구석에서 태어나 아버지 돌아가시고- 제일 큰 외삼촌- 엄마는 재가를 했고 어릴 땐 남의 집살이 하면서 어렵게 살아냈는데 말이다.

 충남여중인가에서 전교 1등 해서 할머니인 울 외할머니가 대신 교장 선생님과 드라이브 했었다는 전설같은 애기도 들었었다. 그러나 결국 중학교도 다 못마치고 남의 집살이 하면서 공부하겠다고 했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 착한 남자 만나 시집가라는 할아버지 말에 시집가서 아들을 넷이나 낳았다.  

 

가끔 의심스러운 것... 정말 착한 뒤끝은 있는 걸까?

아니, 인생의 굴곡에서 산을 오르면 평지를 본다거나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라는 말따위에 담긴 오랜 경험에의 금언이 과연 맞는 말인가 하는 것...  

  때때로 많은 것이 너무나 뻔하다고 건방을 떠는데 글쎄...

 

어려운데 넌 괘않냐?

뭐 이러저러하게 그만두는 아이가 있지...

너무 맘 쓰지 말어. 모두 다 어려운디 욕심내지 말어.

떼돈 벌어야 하는디... ㅋㅋ

돈 벌어서 뭐할겨?

쌓아 놔야지. 아니믄 땅 파고 묻으까? 묻을려고 땅파고 있는디 돈이 없네. 히히

그 잘나가는 사람들 봐라. 무신 곗돈에 피라미드에... 울고 불고... 똑똑한 사람도 퍽퍽 넘어가는디 욕심이 근원이다... 먹고 살기만 하믄 되는겨. 나쁜 짓 안 하고...

어렵다는 아이는 그냥도 가르치고 있는디... 따로 밑천 드는 거 아니니께...

그려 잘한겨. 그냥 말품만 드는 거니께 그래도 되지...

 맞어유. 이만하믄 감사한 일이지.

춘디 뜨끈하게 해놓고 뜨끈한 거 해 먹고 빨리 감기 나서라-나아라-

 

나이 먹을 수록 내가 '나'라는 것.

 잘 나가는 사람에게 눈 흘기는 일이나, 살면서 투덜대는 일에 장애일정도로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아는 미덕을 준 '당신'이 내 어머니라는 것에 감사함이 뭉클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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