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수업 시간만 열 두시간 이상이었다. 미뤄 놓은 수업에다 새로 시작하는 알라아 수업까지 겹쳐 최악이었다.
목은 더어 잠겼고, 아침부터 지금까지 한 마디도 안 하고 있다.
이번 주 유일하게 쉬는 날이니까 오늘은 웬만하면 아무 말 안하고 목을 아껴야겠다. 불길하게, 전혀 아프지 않고 잔뜩 잠기기만 했다. 목이 아파야 뭔가 겁이 나서 병원이라도 가 볼텐데 말이다. 흠...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사는가....
모르겠다. 수업 하는 시간 외에는 사실 별로 떠들 일이 없다. 지인과 더불어 산에 가거나 친구 만나 새새거리는 거 외엔 뭐 전화를 잡고 날구장천 수다를 떨어대는 인간도 아니고, 말 안들어 덱덱 소리지를 알라들도 없는데다 노래방 같은데 가서 노래 부르기를 즐겨하는 인간도 아닌데... 말이다.
일 없는 날에는 하루종일 입 다물고 집에서 고물거리고 게다가 일 없는 날이 태반이다. 있어봤자 두 세시간...
물론 수업 중에는 사회나 논술이나 국어과목이 떠들게 많은 건 사실이지만 뭐 그정도도 말 안하고 살 수는 없잖은가...
여하간 그래도 감기 걸려 병원까지 갔다와도 갤갤대는 인간이 태반인데 뭐 이 정도로 넘어가주면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다.
아침에 일곱시도 되기 전에 일어나고 싶은 걸 그냥 내처 누워 있었더니 다시 잠들어 아홉시 쯤 일어났다. 그렇게 자고 났더니 혓바늘 돋은 것도 제법 가라 앉았다. 하여 오전이 짧다. 바지런한 인간도 아닌데 정말 잠자는데는 인색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다.
이렇게 뒤에 아무것도 없는 월요일엔 정말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우산 쓰고 산엘 갈까...도 생각했다가 퀼트용품 구경하러 동대문 시장에 갈까?? 도 했다가-인터넷이 훨씬 싸고 좋다.- 남대문 시장가서 칼국수나 먹고 남산길이나 걸어볼까? 뭐 이런 생각들만 줄줄이다. 물론 집에서 따뜻한 밥 지어먹어가며 책이나 읽고 커피 마시고 바느질이나 하는 것도 뭐 나쁘진 않다.
주말에 열심히 일한 당신!!!! 즐겨라~~ 이지만 이런 고민의 과정도 나름 휴일을 즐기는 방법중의 하나다. 하하
요즘 내가 왜 이렇게 마음이 가볍고 즐겁고 기쁠까를 생각해 봤다.
속쎅이던 막내 동생이 시골 내려가 엄마 옆에서 착실하게 직장 생활을 한지 한 달 쯤 됐다.
그 때문이다.
며칠 전 처음으로 월급타서 엄니한테 내놓았단다.
하여 문득문득 내 어머니 계신 집 쪽을 생각하면 어딘가 몽실몽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기운이 서려 있다는 느낌이 든다.
엊그제 통화 중 울엄니...
넌 괜찮은겨? 너무 욕심내지 말그라.... 잘 하고 있지??
그럼유~~~
견디는 시간이 길면 누리는 시간도 그렇게 길면 좋으련만 삶이란 게 그렇지 않다. 내 어머니가 견디고 살아야했던 시간에 일천 분의 일...이라도 누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아부지 ^^
제맘 알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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