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 수로 육년 쯤 햇던 수업을 그만 둔 탓에 일요일 오전이 한가해졌다.
머리 뛰어나게 좋은 아이인데 이상하게 글 쓰는 일에는 게을러서 별 진전이 없어 곤혹스러웠다.
어떻게 보면 저 혼자 걸어가게 두면 잘 걸어갈 수 있는 것을 너무 오랫동안 손 잡아 준 것이 아닌가 싶다.
말하자면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잡아 줬는지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머잖아 뛰어난 글을 쓰게 될 것임을 믿는다. 어쨌거나 나름 통찰력과 독서 능력이 뛰어난 아이니까 말이다. 다만 통합과 확산의 사고에 미숙하고-이건 너무 많은 잡다한 지식 탓이다- 기술적인 측면이 부족한데 그것은 스스로 맘먹고 하면 빠르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글이란 게 다분히 기교적이어서만은 안되고 아는 것, 느끼는 것, 생각하는 것들이 영혼 속에서 묵고 익어 고이고 넘쳐야만 쓸 수 있다는 것을 이제 쬐끔 알아냈는데 그게 40년이 걸린 것이다.
나이 먹어가며 나는 어떤 것을 통찰하는 능력이 더 나아지고 있는 듯 하다.
그것은 자식이나 남편같은, 객관적 입장을 망각할 요소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여 어떻게 비난 받더라도 나는 내가 보고 통찰한 것이 옳거나 옳을 것이라고 믿는다. 적어도 나란 인간은 편협하거나 불공정한 인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말 다행인 것은 어떤 사물, 사실, 사건을 보는데 있어서 삐딱하게 보는 것에는 다분이 장애적일 정도로 미숙하다. 하여 그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안 그러면 세상 모든 것이 삐딱하고 불만스럽고 가소롭고 가당찮아 보일 것이 뻔한데 그러면 스스로가 더 불편하고 불행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세상일이라는 게 대단히 다면적이고 다원적이어서 그걸 상정하지 않고 현상만 갖고 반응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하여 종종 그것때문에 비겁하거나 무심한 인간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누구든 자기만의 신념이 옳다고 믿고 사는 법이다. - 뭔 소리냐?-
게다가 무섭게도 영발같은 게 생기는데 이게 아주 흥미롭다. 하하
한없이 평범하게 사는 주제에 누가 뭐라든 나는 분명 평범한 인간은 아니다.
그 절묘한 즐거움을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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