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에 이어 유명산엘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제대로 산도 타고-거의 산책로...- 맛있는 냉면도 먹고 월요일이라 사람 없는 산속을 지인과 더불어 소요하다 왔습니다.
청계산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맑고 깨끗한 공기를 느끼며 대도시 근교에 있는 산들이 얼마나 몸살을 앓고 있는가를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높지 않은 산에 곳곳에서 흘러내리는 맑고 깨끗한 계곡물, 색깔조차 다르다고 우기고 싶은 선명한 초록, 분명 지수 높은 산소 농도...가는 도중 승용차 안에서 바라봤던 첩첩한 초록의 산들이 주는 감동...
어쩌면 그렇게 산 속으로 파고들어 살다 보면 분명 이 진탕같은 세상의 가소로움을 벗어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탐욕과 아집과 얕은 욕심과 허장성세의 언어와 때묻은 사상과 뒤집혀진 가치와 부박하기 짝이 없는 감정의 진세를 말입니다. 모두다 진리인 체 하고, 모두다 신념인 체 하지만 그 속에 담긴 한없이 얄팍하고 가느다랗고 짤막한 생각들과 마음을 읽어낼 수 있을 듯 싶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그렇게 어떤 깨끗함은 다른 추악함을 드러내는 선명한 배경으로 작용을 하기도 하지요.
나 살아 있어 느끼는 서러움은 그렇게 한 점 속임수 없는 자연 앞에서 솟아납니다. 초록의 갈피들을 굽이굽이 지나면서 말이지요.
부박하게, 일상이 잘 풀린다고 희희낙락했던 얄팍한 서정이 문득 부끄러워졌던 한 나절이었습니다.
저렇게 소리없이 묵묵하게 스스로 생겨난 것을 거스르지 않고 존재하는 것들 앞에서 인간은 때로 너무 싸구려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함부로 건방지고 지나치게 탐욕스럽지요.
'나, 일상, 삶, 그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 25일 일요일.... (0) | 2008.05.25 |
---|---|
흠... (0) | 2008.05.22 |
새 신발 두 켤레... (0) | 2008.05.14 |
5월 13일 내 발자욱... (0) | 2008.05.13 |
5월 8일 내 발자욱 (0) | 2008.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