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엘 들렀다. 어린이 날이라고 사람으로 버글거리는 틈을 비집고 다니며 널럴하게 구경을 했다.
대학시절, 지금은 없어진 실험극장에서 내리 두 번 씩이나 연극을 보고 친구들과 실실 걸어댕기다 먹었던 막걸리 생각도 났다. 그때 그 소박한 마음과 친구들이 그립다.
그 때랑 지금은 물론 대학로만큼이나 격세지감 내지는 상전벽해따위가 느껴질 지경이었다. 흠...
교보문고에 들어 밥벌이용 교과서들을 사고,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는 필기구욕심때문에 질 좋은 펜 따위를 샀다. 그걸 들고 돈까스 세트를 먹고 걸어서 청계천을 소요하다가 돌아왔다.
전날 과음과 수면부족 탓에 컨디션은 영 아니었지만 정말 모처럼 널럴하고 즐거운 시내 나들이...
써야할 원고가 칭얼거리는 아이처럼 나를 바라보고 있다.
시험도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매달려 신들린 듯 써내려가게 되리라 믿는다. 아멘...
이것은 어쩌면 내가 어떻게 전진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에 대한 시금석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즘,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것들이 많아 이걸 감사해야 할지 두려워해야 할지 모르겠다. 살 내리는 것만 빼고..-이건 어쩌면 내가 마음을 다해 바라는 일이 아니라서 그럴 것이다.-
그동안 내 삶에 투덜대지 않았고, 내 힘듦에 남 탓 하지 않았으며, 남 잘되는 거에 입 내밀어 질시한 적 없고, 보이지 않는다고 함부로 쓰레기 버리고 물 펑펑 써대는 따위의 짓도 안 했다. 마음으로 짓는 업은 적어도 마음으로 다스릴 수 있을만큼 마음과 영혼의 키도 자랐다.
나는 내가 대견하고 고맙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이게 교만이거나 건방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피아노 학원 등록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노래 부르는 거야 젬병이지만 머리 나쁘지 않으니까 배우는데 고생은 좀 덜하겠지. 하하.
울엄니 열무김치랑, 마늘쫑 절임이랑 뭐 그런거 만들어 택배 보낸다고 전화 하셨다.
내 어머니 건강한 게 어버이날 맞이해서 가장 큰 감사의 덕목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감사한 하루!!!! 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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