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고흐를 읽다!!

오애도 2007. 5. 17. 10:40

어제 종일 추적거리던 비가 개더니 챙!!! 하고 맑은 날씨입니다.

인간사 새옹지마니 뭐니 하는 것 필요없이 그저 사람의 일이라는 것도 자연의 일부인지라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이 있고, 맑은 날만 날구장천 있는 게 아니라 역시 지나고 나면 다시 흐린 날이 오는 법이지요. 뭐든 지나친 것은 안 좋은 것이니 맑은 날만 날구장천 있는 사막지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

흐린 날이 있어야 맑은 날의 기쁨과 고마움을 실감하는 법.

혹 어둠 속을 헤매고 있다거나 우중충한 날씨 속에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으면 곧 밝은 날이 올거라 기대하시길...

아침부터 흰소리를...

 

오랜만에 새 책, 고흐의 영혼의 편지를 읽고 있습니다.

한 번에 솨악 읽어내리는 서사구조로 된 스토리 위주의 글이 아니라 서간문인 탓에 읽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편지 글이라는 게 사실 지극히 개인적인 글인지라 흔히 교술장르의 글이 그렇듯 지나친 수사같은 문장위주의 글이 아니라 솔직하고 적나라한 내면의 기술입니다. 하여 가감없는 내면의 고백과 서술은 어쩌면 잘짜여진 픽션이 주는 감동의 질과는 본질적으로 다른지도 모르지요.

고흐의 삶의 불행은 당대 사람들의 몰이해, 그것을 능가해 그를 괴롭혀 끝내 비극적인 파국을 맞게 만드는 끔찍한 가난,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낸 불행의 자식인 정신병... 물론 이것은 하나의 연쇄고리일 것입니다. 몰이해는 그림을 팔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 당연히 가난했으며 거기에서 오는 고뇌가 그를 병속으로 몰고 갔을 것입니다.

 어리석은-??- 대중들은 얼마나 어리석은지...

천재의 그림은 당대의 대중들이나 평론가들에게는 몰이해와 비웃음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시대의 유행을 보편적 가치나 보편적 질서라고 믿는 사람들이 득실대는 세상에서, 삶과 일상의 불행과 고통을 붓과 물감과 캔버스 삼아 그려낸 그림이란 게 어쩌면 삶의 기쁨과 환희에 대한 가없는 지향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비극적 요소일런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늘 그렇듯 비극-Tregidy-이 주는 카타르시스는 고약하게도 그 잔상이나 여운이 오래 가지요.

 물론 이것은 순전히 얼토당토 않게 끌어다붙이는 얼치기 비평이란 걸 염두에 두십셔~~^^;;

 

그리고 역시 가난의 고약한 점은 두 말할 것도 없이 꿈으로 가는 길에 한없는 장애요소라는 것입니다. 하여 요즘은 그런 이유에서인지 부우자로 사는 것을 그야말로 '꿈'을 삼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도 모르지요.

어쨌거나 지금 나는 인간이 만들어낸 물질적인 가치가, 인간의 갖고 있는 고귀한 미덕인 정신적이고 근원적인 가치마저 얼마나 처절하고 고통스럽게 했으며 어떻게 좌절시키고 있었는지 그 서글픈 딜레마를 읽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아직 다 안 읽었습니다. ^^

 

오늘은 반드시 필히 꼭 결단코 머리 파마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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