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있어서 오랜만에 광화문쪽엘 갔습니다.
직장도 이쪽이고 하다보니 시내 나갈 일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가끔 나가면 뭔가 새로운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80년대 중반 쯤 한창 일본 영화잡지 보는 것이 취미였던 터라 책 사러 뻔질나게 다니기
도 했었지요.
어쨋거나 그쪽엔 신문사가 몰려 있는 터라, 그 나름으로 한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
고 그들이 내뿜는 묘한 힘이 섞인 공기가 떠 있는 듯 합니다.
볼일 끝내고 혼자 커피 집에 들어가 커피를 한 잔 마셨습니다.
그리고는 교보문고엘 들렸습니다.
역시 연말인지라 달력이며 다이어리며 크리스마스 카드 따위가 잔뜩 연말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나는 CD 파는데 가서 크리스마스 캐롤 담긴 테이프를 하나 샀습니다.
안내한테 가서 지극히 평범하고 지극히 정통적인 캐롤을 권해 달랬더니 처음엔 무슨 재즈
뮤지션의 색소폰 연주를 권하더군요.
뜨악해 했더니 -나는 음치거든요.- 이번엔 다섯 장으로 된 캐롤송 총 결산판 같은 걸 권했
습니다. 빙 크로스비나 팻 분 같은 사람들이 부른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다섯 장은 좀 무리
가 있어서 역시 설래설래 고개를 젓고 말았습니다.
결국 산 것은 머라이어 캐리의 것이었는데, 집에 와서 들어보니 전혀 정통적이지도 않고, 지
극히 평범하지도 않은, 그야말로 나에게는 전위적으로 느껴질만큼 다이나믹하게 부른 캐롤
이었습니다.-ㅠㅠ- 하이고 스물 갓 넘은 시퍼런 총각한테 조언을 구했으니 당연히 세대차가
날 수 밖에요.
에고, 옛날에 카드회사에서 보내준 캐롤 CD가 최고였는데... 누군가 빌려가서 감감소식입니
다.
다음엔 다이어리 파는데 가서 가계부를 한 권 샀습니다. 역시 지극히 평범한 가계부 있습
니까 했더니 점원 총각은 지극히 라는 말에서 웃더군요. 가계부는 마음에 드는 것을 사서
행복했습니다.
사실 엊그제 가계부를 마련하기 위해 잡지책을 한 권 살까하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웬걸!
그게 한 아름이나 될 정도로 부피가 크더군요. 게다가 별로 알고 싶지 않은 내용으로 찬 잡
지까지 사려니-가격 8900원-돈도 아깝고, 들고 올 생각을 하니 그것도 끔찍하고 해서 바구
니에 담았다가 꺼내고 말았습니다. 어쨋거나 그걸 사게 되서 나는 정말 기뻤습니다. 별 걸
다 갖고 호들갑을 떠는게 같잖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뭐 행복이 별거겠습니까? 단 돈 4000원
에 1년 동안 쓸, 마음에 드는 가계부를 사는 일은 지불한 댓가보다 훨씬 오래 편리하니까
요.^^
그렇게 두어시간을 책도 읽고 실실 구경도 했습니다. 난 책방에 가면 조심해야 합니다. 사
고 싶은 책들이 많아서 틱틱 사다보면 결국 적자를 면치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하도를 올라와 칼국수 집에가서 칼국수를 먹었습니다. 사람들은 바글바글 한데 혼자 와서
먹는 사람은 역시 나 혼자더군요. - 20000원에 보쌈하고 만두하고 칼국수가 셋트메뉴던데
다음에 친구들하고 가면 먹어봐야겠습니다.- 뭐 혼자라는 것 때문에 쓸쓸하다거나 어색하다
거나 하는 것은 워낙 없는 지라 씩씩하게 바지락 칼국수를 먹고 나왔습니다. -다만 중국집
하고 해장국집엔 혼자 들어가려니 이상하더군요^^ 그래서 안 갑니다. 혼자 먹기 만만한 곳
은 그래도 분식집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는 세종문화회관 앞의 계단에 가서 앉아 있었습니다. 언젠가 친구랑 거기서 두 시간
이상을 달달 떨며 얘기했던 기억이 나서 말입니다. 그렇게 얘기하다가 추우면, 편의점에 가
서 커피를 가득 받아다 마셨지요. 에고 그럴 날이 또 있으려나...
그리고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언젠가도 얘기했다시피 나는 심심한 걸 거의 못 느낍니다.
혼자 실실 놀아도 얼마나 즐거운지 모릅니다. 집에서 혼자 노는 것도 좋아하고 밖에서 혼자
노는 것도 좋아합니다. 이래서 혼자 사는 것이 팔자가 아닌가 합니다.
직장도 이쪽이고 하다보니 시내 나갈 일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가끔 나가면 뭔가 새로운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80년대 중반 쯤 한창 일본 영화잡지 보는 것이 취미였던 터라 책 사러 뻔질나게 다니기
도 했었지요.
어쨋거나 그쪽엔 신문사가 몰려 있는 터라, 그 나름으로 한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
고 그들이 내뿜는 묘한 힘이 섞인 공기가 떠 있는 듯 합니다.
볼일 끝내고 혼자 커피 집에 들어가 커피를 한 잔 마셨습니다.
그리고는 교보문고엘 들렸습니다.
역시 연말인지라 달력이며 다이어리며 크리스마스 카드 따위가 잔뜩 연말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나는 CD 파는데 가서 크리스마스 캐롤 담긴 테이프를 하나 샀습니다.
안내한테 가서 지극히 평범하고 지극히 정통적인 캐롤을 권해 달랬더니 처음엔 무슨 재즈
뮤지션의 색소폰 연주를 권하더군요.
뜨악해 했더니 -나는 음치거든요.- 이번엔 다섯 장으로 된 캐롤송 총 결산판 같은 걸 권했
습니다. 빙 크로스비나 팻 분 같은 사람들이 부른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다섯 장은 좀 무리
가 있어서 역시 설래설래 고개를 젓고 말았습니다.
결국 산 것은 머라이어 캐리의 것이었는데, 집에 와서 들어보니 전혀 정통적이지도 않고, 지
극히 평범하지도 않은, 그야말로 나에게는 전위적으로 느껴질만큼 다이나믹하게 부른 캐롤
이었습니다.-ㅠㅠ- 하이고 스물 갓 넘은 시퍼런 총각한테 조언을 구했으니 당연히 세대차가
날 수 밖에요.
에고, 옛날에 카드회사에서 보내준 캐롤 CD가 최고였는데... 누군가 빌려가서 감감소식입니
다.
다음엔 다이어리 파는데 가서 가계부를 한 권 샀습니다. 역시 지극히 평범한 가계부 있습
니까 했더니 점원 총각은 지극히 라는 말에서 웃더군요. 가계부는 마음에 드는 것을 사서
행복했습니다.
사실 엊그제 가계부를 마련하기 위해 잡지책을 한 권 살까하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웬걸!
그게 한 아름이나 될 정도로 부피가 크더군요. 게다가 별로 알고 싶지 않은 내용으로 찬 잡
지까지 사려니-가격 8900원-돈도 아깝고, 들고 올 생각을 하니 그것도 끔찍하고 해서 바구
니에 담았다가 꺼내고 말았습니다. 어쨋거나 그걸 사게 되서 나는 정말 기뻤습니다. 별 걸
다 갖고 호들갑을 떠는게 같잖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뭐 행복이 별거겠습니까? 단 돈 4000원
에 1년 동안 쓸, 마음에 드는 가계부를 사는 일은 지불한 댓가보다 훨씬 오래 편리하니까
요.^^
그렇게 두어시간을 책도 읽고 실실 구경도 했습니다. 난 책방에 가면 조심해야 합니다. 사
고 싶은 책들이 많아서 틱틱 사다보면 결국 적자를 면치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하도를 올라와 칼국수 집에가서 칼국수를 먹었습니다. 사람들은 바글바글 한데 혼자 와서
먹는 사람은 역시 나 혼자더군요. - 20000원에 보쌈하고 만두하고 칼국수가 셋트메뉴던데
다음에 친구들하고 가면 먹어봐야겠습니다.- 뭐 혼자라는 것 때문에 쓸쓸하다거나 어색하다
거나 하는 것은 워낙 없는 지라 씩씩하게 바지락 칼국수를 먹고 나왔습니다. -다만 중국집
하고 해장국집엔 혼자 들어가려니 이상하더군요^^ 그래서 안 갑니다. 혼자 먹기 만만한 곳
은 그래도 분식집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는 세종문화회관 앞의 계단에 가서 앉아 있었습니다. 언젠가 친구랑 거기서 두 시간
이상을 달달 떨며 얘기했던 기억이 나서 말입니다. 그렇게 얘기하다가 추우면, 편의점에 가
서 커피를 가득 받아다 마셨지요. 에고 그럴 날이 또 있으려나...
그리고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언젠가도 얘기했다시피 나는 심심한 걸 거의 못 느낍니다.
혼자 실실 놀아도 얼마나 즐거운지 모릅니다. 집에서 혼자 노는 것도 좋아하고 밖에서 혼자
노는 것도 좋아합니다. 이래서 혼자 사는 것이 팔자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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