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 날...

이상해!!! 뭐였을까?

오애도 2006. 11. 13. 11:35

어제 낮 수업 끝나고 한 시간 쯤을 걸었다. 바람도 좋았고 햇빛도 좋았다. 오는 길에 광림교회앞에서 쇼핑을 좀 하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리기도 하면서...

어쨌거나 운동할 때 입을 싸구려 점퍼랑, 오천원짜리 츄리닝바지랑을 샀는데 그걸 커다란 비닐봉지에 담아 주는 것이엇다. 그걸 들고 콧노래를 부르면서 걷다가,한 서너 정거장 쯤 두고  버스를 탔는데 빈 좌석이 없었다. 나란 인간은 원래 버스나 전철 같은 걸 타도, 앉고 일어서기를 귀찮아 해서리 다섯 정거장이하 쯤이면 그대로 서 있는 인간이다. 그런데!!!! 어!!!

별 생각 없이 노약자 우대석 쯤에 가서 섰는데 젊은 여자가 나를 보더니 슬 일어나는 것이었다.

'다음 정거장에 내리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좌석은 잠시 빈 채로 나와 그녀 사이에 놓여 있었다. 나는 뭐 그냥 좌석 바라보고 서 있기가 뻘쭘해서 털썩 주저 앉았는데 아무래도 머릿 속에서 수 많은 ????????????들이 요동을 치는 거였다. '이상하잖아!!!!!'

왜냐면 그녀는 다음 정거장에 내릴 생각도 않고 그냥 좌석 옆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내 옷차림은 감색 트렌치 코트에 청바지, 그리고 핑크색 스트라이프 남방을 받쳐 입었다. 가방은 교재를 넣고 다니느라 꽤 컷었고 신발은 밤색 스니커즈....

화장은 거의 안 했고 머리카락이 무성하진 않았지만 센 머리도 없었다.

뭐 여하간... 한 삼분 쯤 난 내가 좌석을 양보받아야할 만큼 노약스러웠을까를 생각해봤다. 대체 어떤 거였을까?

1. 자동적으로 일어나야할 만큼 내가 늙어 보였다.

2. 서 있는 게 상당히 힘들어 보일만큼 뚱뚱해서다.

3. 큰 가방에 푸짐한 옷 봉지가 들고 서 있기에 힘들어 보여서다.

4. 그런 사람을 앞에 두고 앉아 있기가 민망해서다.

5. 상대방여자는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나이 먹어 보이면 무조건 배려해야 한다고 가정교육을 잘 받은 탓이다.

6. 평상시엔 오픈해서 입다가 그 때 마침 단추를 채워 입은 트렌치 코트를 보고 임산부로 오해를 해서이다. -이건 하하하!!!! 흠....근데 곰곰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군. 그 다음 정거장이 차병원 앞이었다. 이런...-_-;;

 

뭐 여하간 황당했던 일요일 한낮의 라이브 어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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