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알 자고 일어났더니 거짓말처럼 많은 것이 좋아졌습니다. 목에 끓던 가래는 사라졌고, 눈에 기어다니던 벌레-??-는 아침 나절을 끝으로 사라졌습니다. 비는 그쳤고 날씨는 선선했고 아침 나절에 빨래를 해서 널었고 나는 씩씩하게 걸어서 알라를 가르치러 갔습니다. 오늘따라 알라들은 일취월장하듯 좋아졌고 나는 축복처럼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더랬습니다. 운동은 씩씩하게 두 시간을 했고, 다섯 시간쯤 할애했던 수업은 너희들을 가르친다는 게 기쁘고 고맙구나 할만큼 기분 좋게 끝냈습니다.
어제 새벽꿈에 요살스럽게 생긴 여자 아이가 내 목에 매달려 눈을 찌르려고 햇던게 문득 생각 났습니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뿌리쳐 그 여자 아이를 떨쳤고 다행이 눈은 찔리지 않았습니다. 그 덕분인지 눈은 곧바로 나았습니다. 하여 오늘은 수영장엘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녁엔 기분좋게 친구와 만나 이런저런 이바구를 했습니다. '니가 있어 참 좋구나!!!....' 문득 맑은 얼굴로 얘기하는 친구를 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무엇이든 감사한 날들입니다.
나 건강한 것도 감사하고, 내 어머니 건강하게 살아 있는 것도 감사하고, 내가 사랑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좋은 사람들인 것도 감사하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하고 만나지지 않은 것도 감사하고, 내가 사랑하거나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주는 것도 감사하고, 늘 그렇지만 별볼일 없는 내가 '나'라는 것도 감사합니다.
사소하고 뻔한 것이지만 그리하여 누구든 다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이루어지는 일상이 감사하고, 그것에 눈 감지 않고 빛나는 눈으로 응시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비가 그친 것도 감사합니다.
감사하고감사한 오늘입니다.
나 가진 것 하나 없고, 내세울 것 하나 없지만 지구별에서 오늘을 산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걸요. ^0^
행복하십셔!!!!!!
사족: 흠... 어젯밤에 모처럼 비가 그쳐서리 친구와 닭똥집 안주로 소주 한 잔 마시고 알딸딸한 상태서 썼더랬는데 아침에 보니 조울증 환자의 조증 증세 글이 되 버린 듯... ㅋㅋ.
뭐 인간이 얄팍하게 긍정적인 쪽이라서 그렇습니다. ^^;;
그래도 불끈불끈하게 기운이 솟는 걸요. 초복이라고 한 두어군데 쯤에서 기운나게 삼계탕이라도 먹자고 하는데 일단은 양재천이나 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