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날이라는 카테고리 이름이 무색해서 그 주 그 주로 이름을 바꿀까 생각중이다. ㅋㅋ.
어떤 일이든 생활의 많은 부분을 저당잡히지 않으면 쉽게 빨리 이루어지는 게 없다고 믿는다. 불가사의하게 밀려오고 밀려가는 것의 일상이라고 믿으니까 지난 겨울에는 미친 듯이 책을 읽었고 요즘은 운동에 많은 시간이 저당 잡히고 있다. 순수하게 운동하는 시간이 길게는 세 시간이고 적게는 두 시간 가량이다. 순수하게 운동하는 시간만 그런 거니까 예를 들면 수영같은 경우 수영장까지 가는 시간이나 용품을 챙기는 것, 샤워 뭐 이런 건 빼고 말이다. 그러니 하루 중 대 여섯 시간이 그쪽으로 할당이 되면 당연히 다른 일들은 머쓱해진다.
꼼꼼하게 끼니를 챙기는 일이나 다림질, 청소 뭐 이런 거 말이다. 하여 다섯 개쯤 세탁해 놓은 셔츠가 다림질을 기다리고 있고 꼼꼼하게 개켜넣어야할 쉐타는 아직도 헤벌레 밖에 나와 있다.
뭐 그렇다고 다른 거 다 접어두고 집안 정리할 만큼 집안일에는 별 관심인 인간인 터라 신문이나 책을 읽으면 읽었지 곰실곰실 자투리 시간에 그런 걸 하게는 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뒤에는 아무 일도 없고 의무적으로 해야하거나 만나야 할 약속 따위가 없어야 널럴하이 그 일에 몰입을 하게 되는 터라 풀로 쉬는 날 없으면 미루고 미루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쉬는 날 따위는 하루도 없으니 아마 여름이 오기까지 여름 옷 꺼내는 일이 불가능할 지도...ㅋㅋ.
그런데 막상 해 보면 겨우 두 세시간이면 충분하다.
이것도 일종의 게으름 좋게 말해 귀차니즘이겠지.
그렇긴 해도 자투리 시간에는 아무것도 안해야 한다고 믿는데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낮잠이라든가 낮에 침대에 눕는 일이라고는 전무한 인간인지라 뒹굴거리는 일은 없고 그저 책상 앞에 앉아서 이것저것 책을 뒤적이거나 신문을 보거나 그도 아니면 가계부따위를 끄적이는 게 전부이다. 그럴 때 발 밑에는 먼지 뭉텡이가 돌아다니기도 하고 부엌 싱크대엔 설거지 거리가 쌓여 있기도 하다. 벗어놓은 옷들은 여기저기 걸려있고 말이다.
어쨌거나 그런일들은 왠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런 시간이 환장하게 좋다. 하여 일을 해야하는 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면 데드라인 정해진 스릴러 영화의 주인공처럼 괜히 초조해서 허둥거린다.
하여 이걸 두드리는 시간도 사실 널럴하이 뒤쪽으로 여유잇는 시간이 세 시간 이상 있을 때 하게 되는 것이다. 뭐 그렇다고 막상 써 보면 채 30분도 안 걸리는 데 말이다. -그리하여 종종 오타, 탈자 이런 게 생깁니다..^^;;- 예전엔 밤에 술마시고 잘 쳤는데 요즘은 운동 덕분에 술마시고 들어오면 양치질이나 간신히 하고 푹 쓰러져 자기 바쁘다. 오죽하면 술 마시면서 꾸벅거리기까지 할까?
하여 요즘은 그런대로 숙면의 나날이다. 음... 아주 좋다.
가진 것에 2백프로 감사하는 인간인지라 뭐든 감사하지 않은 게 있으랴!!
살은 내려서 오래 전에 입던 하늘색 가디건을 다시 꺼내 입었다. ^0^
날씨 선선해서 걷기 좋은 것도 감사하고, 운동하는데 무능하지 않아서 감사하고-수영은 이제 돌고래 수준을 넘어서 물개다.^^;;- 또 어떤 면에서는 절대 게으르지 않고 투덜대지 않는 인간인 것도 감사하다. 자꾸 만나지는 좋은 사람들도 감사하고, 보면 볼수록 좋은 포도주처럼 깊은 향기가 나는 친구들이 있어서 감사하다.-가끔은 포도주인 것처럼 보였다가 시큼해지는 식초같은 경우도 물론 있다- 과하게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또한 감사하다.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게 감사하고 또한 어디서 어떻게 살든 내가 나라서 감사하다.
하여 살아가는 게 고맙고 감사하다.
이크!! 늦었다. 일하러 가야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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