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해야할 시험 준비는 죄 끝났습니다.
내일 시험보는 알라들을 끝으로 말입니다.
이젠 어느 정도 노련해졌거나 뻔뻔해져서 어찌어찌해도 안되는 게 있는 터라 그런 것들은 깨끗이 포기하거나 마음 느긋하게 먹기로 했습니다.
노심초사 한다고 머 안되는 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 이건 백프로 확실한 일이야!! 하고 믿엇던 것이 거짓말처럼 백프로 배신의 뒤통수를 맞는 일이 허다하니 말입니다.
살면서 점점 몸에 향수를 뿌리면 향수냄새가 나는 것만큼이나 확실한 것조차 의심하고 의심하는 버릇이 생깁니다. 지나친 확신은 언제나 그 확신의 반에 반만큼도 미치지 못하게 되는 법...
하여 확신이 들라치면 벌써 그것은 불확실의 전조라는 것을 알고 맙니다. -뭔 소리냐?-
그래도 혹시 몰라서 시험 끝날 때까지 마루 쓸어내는 일조차 삼가고 있습니다. ^^;;
내일은 부석사엘 가기로 했습니다.
사과꽃은 다 떨어졌을 지도 모릅니다.
돌아오는 길이 수업 시간 촉박해서 동동거릴 지도 모릅니다.
달거리 덕분에 몸 컨디션이 제로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새벽에 일어나 부스럭거리며 못난이 김밥을 싸서 떠날 것입니다.
일주일 내에 열심히 살았습니다.
알라들도 열심히 가르쳤고 운동도 열심히 했고 산에도 두어번 갔었고 친구들도 여럿 만났고 술도 두어번이나-??!!-마시고 말입니다.
물론 해결해야할 문제는 아직 남아 있지만 뭐 그것도 조만간 끝날 것입니다.
구덩이에 빠져 어쩔 수 없이 허덕일 때 난 늘 생각합니다.
'이건 내가 받아야할 행운이나 행복에 대한 선불일 거야...'
이미 받아 없앤 거 보단 그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일인지요.
어느 아이가 수학 시험을 보고 와서 한 개가 틀렸다고 머리 박고 징징거리고 하더군요.
몰라서 틀린 게 아니라 실수였다고...
나는 늘 말합니다.
시험은 결코 내가 공부한 것 만큼 혹은 기대만큼 나오는 게 아니란다. 백점맞을 거라는 기대 말고 두 개 이상 틀리지는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다면 결과는 같은데 느낌은 훨씬 다를 걸. 노력은 백점 맞을 것처럼... 기대는 90점 만큼만... 영리한 아이는 금방 알아듣고 얼굴이 갰습니다.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 속에 있다.
석탄일을 맞이하야 원효대사의 깨달음이 와 닿는걸요. 후후
여하간 맘 가벼운 물의 날 밤입니다.
'그 날 그 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저리 주저리... (0) | 2006.05.15 |
---|---|
사과꽃 향기 속으로... (0) | 2006.05.05 |
지난 주에... (0) | 2006.05.01 |
요즘 꿈자리를 보아하니.... (0) | 2006.04.25 |
모처럼... (0) | 2006.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