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속의 가을같습니다.
밤에는 선선하다 못해 서늘하기까지 합니다. 열어 놓은 창문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여름 한 복판에서 부는 바람이 아니라 가을의 중간 쯤에서 불어오는 속도와 온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람에 습기 따위는 한 방울도 안묻어 있고 포실포실한 느낌마저 듭니다.두꺼운 이불을 덥고 자야겠습니다.
이렇게 서늘하고 마른 바람이 불면 나는 이유없이 행복하고 기쁩니다. 무엇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소매 긴 셔츠를 다리면서도 이유없이 가슴이 설렙니다.
그냥 살아있는게 기쁩니다.
되는 것은 하나도 없고, 가끔 새벽 세시 쯤 깨어나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우울한 날에도 이렇게 가을-?-바람이 불면 행복하고 기쁩니다.
그러나 그리고 그런데 말입니다. 인간은 얼마나 변덕스런 존재인지 그 행복과 기쁨이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처럼 그 밑바닥엔 설명 안될 슬픔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외로움일까요? 아니면 서러움일까요?...아니 그런 단순한 감정은 아닙니다.
그것은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 불완전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슬픔과 쓸쓸함일지도 모릅니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는 좌절, 내 삶이 끝나거나 말거나 아니, 어느 구석엔가에서 치열하게 살아도 세상은 그것에 눈돌려 주지 않는다는 소외감, 그리고 누구나에게 오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의 예감, 숙명처럼 오는 종말에 대한 예감.
저녁 어스름 지는 해를 보며 떠오르는 원초적인 질문!
대체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아니, 어디로 갈 것인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다섯 쯤 낳고 그래서 참을 수 없이 어깨가 무거워지면 안 떠오를 질문일까요?
아님 머리 깍고 절로 들어가면 이런 마음의 들끓음이 없을까요?
그도 아니면 수녀가 되서 소유하는 것 하나 없는 생활을 하면 물처럼 고요해질까요?
이래서 가을이 사색의 계절인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가을마다 오는 가슴 저 아래부터 흔들어 놓는 근원적인 슬픔은 오래 되서 이제 친구 같아졌습니다.
혹시 그대는 가을 여행중에 해가 질 무렵 텅빈 들녘에 나가 보신 적이 있나요?
그 한가운데 서서 어스름해지는 밭둑과 거기에 이어진 숲과의 경계를 바라본 적이 있는지...
그걸 바라보면서 나는 인간은 근원적으로 혼자임을 느낍니다.
그걸 바라보고 있으면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내 몫의 삶이 텅 빈채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있음으로 세상은 존재하는 것을 절감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만으로도 세상은 충분이 살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삶이 불가해 한 것은 그것이 경험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방황도-?- 하는 것이겠지요.
가끔은 이유 없이 우울합니다.
그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그 이유없이 오는 쓸쓸함과 슬픔을 향유할 줄도 압니다.
밤에는 선선하다 못해 서늘하기까지 합니다. 열어 놓은 창문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여름 한 복판에서 부는 바람이 아니라 가을의 중간 쯤에서 불어오는 속도와 온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람에 습기 따위는 한 방울도 안묻어 있고 포실포실한 느낌마저 듭니다.두꺼운 이불을 덥고 자야겠습니다.
이렇게 서늘하고 마른 바람이 불면 나는 이유없이 행복하고 기쁩니다. 무엇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소매 긴 셔츠를 다리면서도 이유없이 가슴이 설렙니다.
그냥 살아있는게 기쁩니다.
되는 것은 하나도 없고, 가끔 새벽 세시 쯤 깨어나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우울한 날에도 이렇게 가을-?-바람이 불면 행복하고 기쁩니다.
그러나 그리고 그런데 말입니다. 인간은 얼마나 변덕스런 존재인지 그 행복과 기쁨이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처럼 그 밑바닥엔 설명 안될 슬픔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외로움일까요? 아니면 서러움일까요?...아니 그런 단순한 감정은 아닙니다.
그것은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 불완전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슬픔과 쓸쓸함일지도 모릅니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는 좌절, 내 삶이 끝나거나 말거나 아니, 어느 구석엔가에서 치열하게 살아도 세상은 그것에 눈돌려 주지 않는다는 소외감, 그리고 누구나에게 오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의 예감, 숙명처럼 오는 종말에 대한 예감.
저녁 어스름 지는 해를 보며 떠오르는 원초적인 질문!
대체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아니, 어디로 갈 것인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다섯 쯤 낳고 그래서 참을 수 없이 어깨가 무거워지면 안 떠오를 질문일까요?
아님 머리 깍고 절로 들어가면 이런 마음의 들끓음이 없을까요?
그도 아니면 수녀가 되서 소유하는 것 하나 없는 생활을 하면 물처럼 고요해질까요?
이래서 가을이 사색의 계절인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가을마다 오는 가슴 저 아래부터 흔들어 놓는 근원적인 슬픔은 오래 되서 이제 친구 같아졌습니다.
혹시 그대는 가을 여행중에 해가 질 무렵 텅빈 들녘에 나가 보신 적이 있나요?
그 한가운데 서서 어스름해지는 밭둑과 거기에 이어진 숲과의 경계를 바라본 적이 있는지...
그걸 바라보면서 나는 인간은 근원적으로 혼자임을 느낍니다.
그걸 바라보고 있으면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내 몫의 삶이 텅 빈채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있음으로 세상은 존재하는 것을 절감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만으로도 세상은 충분이 살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삶이 불가해 한 것은 그것이 경험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방황도-?- 하는 것이겠지요.
가끔은 이유 없이 우울합니다.
그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그 이유없이 오는 쓸쓸함과 슬픔을 향유할 줄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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