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사는대로 살았습니다.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두 개의 눈과 두 개의 귀와 각각 두 개의 팔다리로 열심히 휘저으며 나름대로 자알-??- 살아내고 있습니다.
나는 그대로인데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이 조금씩 변합니다.
날 건드리면서 상처 입히고, 나를 보듬어 또한 상처를 아물게 합니다.
이전보다 더 건드려지는 것도 아닌데 요즘 많이 기운빠져 있었습니다.
지나고 생각하면 그저 사소한 일상의 변화에 불과한 것이 되겠지만 그럼에도 삶은 늘 현재 진행형이고 늘 지금 내앞의 몫이 전부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살게 됩니다.
어쨌거나 만사 무의욕입니다.
그리하여 마음 먹는 것도 싫고, 마음 먹어지지도 않고, 마음 먹은 대로 되지도 않습니다.
엊그제 늦은 밤에 양재천엘 갔었습니다.
날씨가 꽤 추웠습니다. 오가는 동안 내내 허벅지가 얼어붙는 것 같았습니다.
중간에 눈발이 날렸던 거 같았는데 어쩐 일인지 차고 맑은 열이렛 달이 구름사이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얼얼한 허벅지를 비벼가며 처음으로 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울이 싫어진 것도, 그렇다고 봄이 좋아진 것도 아닌데 어쩐 일인지 올 겨울에 무언가에게 질질 끌려다니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봄이 오면 그렇게 내 낡은 일상에도 물이 오르고 생기가 일지도 모르니까요.
사족: 한동안 쥔장이 손 보지 않은 이 방을 찾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또한 죄송하구요.
낯선 느낌은 여전합니다.
내집 아닌 남의 집 들어와 서성이듯 그렇게 늘 서성이기 되는군요.
좋은 한 주일 되시구, 행복하십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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