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 날...

식욕 항진증??

오애도 2005. 10. 25. 13:19

가을이 식욕이 계절이네 혹은 독서의 계절이네..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 난 그런 거 안 믿었다.

다른 생활의 금언들은 그래도 종종 삶의 금과옥조처럼 여겨질 때가 있지만 저 두 금언은 여엉 맘에 와 닿지를 않았었다.

뭐 식욕이야 늘 좋으니까 그게 계절과 무신 상관이랴~~ 여름이면 여름 음식이 좋고, 겨울이면 겨울 음식이 좋고...

물론 가을이라 맛 있어지는 것들이 있다. 잘 뜨운 청국장에 두부 숭숭 넣어 끓인 것이나 아욱 된장국이나 뭐 그런거....그리고 배추나 무우도 비로소 맛이 드는 터라 무밥이나 배춧국 이런 것도 가을이 제 맛이긴 하다.  그렇다고 여름이라고 없으랴. 청양고추 넣고 짭잘하게 끓인 된장찌개는 이상하게 여름이 맛있다. 수제비도 그렇고....  뭐 여하간 나야 식욕이 늘 아름다울-??-정도로 창창하니까 전자 쪽에는 실감이 없는 게 당연하다.

독서의 계절이라는 너덜너덜해진 관용어-??-는 더 마음에 안 든다. 날씨도 선선하고 공기도 맑아져서-??- 책읽기에 알맞은 계절이라는데 가을에 무엇을 해도 알맞지 않은 것이 있으랴. 하다못해 길거리만 걸어다녀도 자못 감동적인데 말이다. 게다가 책이라는 건 아무 계절이나 미친듯이 읽을 때가 있고 또 전혀 한 줄도  안 읽게 될 때가 있는데 그건 순전히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뿐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독서의 계절은 차치하고 요 며칠 저 식욕의 계절이라는 말을 실감하는 중이다.

꼭 식욕항진증-그런 게 있나?-에 걸린 것처럼 먹어대거나-??- 먹고 싶은 것 투성이다.

여름에 과한 식이를 하면서 다이어트를 하진 않았지만 운동은 과하게 했었다. 뭐 이제는 그것도 게을러져서 대충 한 지가 석달 쯤이나 되었는데 그것의 뒤늦은 부작용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뭐 어쨌거나 며칠 전에는 느닷없이 피자가 먹고 싶어서 그걸 세상에 싸이즈 작은 것을 시켜서 콜라 한 잔과 다~~ 먹고 말았다. 세상에.... 게다가 난 과히 그걸 좋아하지도 않는데 말이다. 혹자는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먹느냐고 하겠지만 좋아하지 않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다르다. 싫어하는 것은 아예 안 먹지만-파!!!!- 좋아하지 않는 것은 즐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닭고기가 먹고 싶어서리 친구와 닭갈비 한 판을 먹었고 드디어 어제...

다 늦게 슈퍼엘 갔었는데 그만 튀김 한 팩하고 그것도 모자라 프라이드 치킨 반 마리를 또~~ 사왔다. 물론 늦은 시간인지라 한 조각 치킨과 두 개의 오징어 튀김으로 끝내긴 했지만 이건 약간 비 정상적인 식욕항진증세이다.

옛날에 신입생 환영회에서 어느 선배가 인류 역사는 식욕과 성욕에 의해 발전해 왔다는 소리를 해서 풋풋한 신입생이었던 우리를 아연하게 만들기도 했었다. 

나는  이 과한-??- 식욕에  시달리면서-??-당연히 그 말이 뇌리를 왔다 갔다 한다. 그 선배의 말이 맞는다면 난 분명 뭔가 개인적인 역사의 발전을 올가을엔 이루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망상에 젖으면서 말이다. 후후.

어쨌거나 예전에 비해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게 울엄니가 보내준 청국장이다. 해마다 먹는 것이었는데 올 해는 좀 과하게 맛있다. 커다란 뚝배기에 끓여서 거의 다아 먹어 치운다.

 

이런!! 이건 순전히 미련한 뚱돼지입네 하고 밝히는 꼴이군. ^^;;

 

뭐 여하간 가을은 식욕의 계절이라는 말을 실감하는 중이다.

 

 

하여 맛있는 가을 보내십셔~~

누가 뭐라든 살아가는 즐거움에 맛있는 거 먹는 즐거움이 제1위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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