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면처 처음으로 우유배달을 신청했습니다.
일주일에 500ml짜리 세 통입니다.
3주 전 쯤에 울엄니가 머리카락 나는데 좋다고 검은깨, 검정콩, 검정쌀로 만든 미숫가루를 해서 들고 오셨습니다. 날마다 하는 일 없이 바쁜 관계로 오빠네 집에 있던걸 찾아올 시간조차 못내서리 드디어 엊그제 오빠가 택배로 보내왔습니다.
그걸 먹기 위해 우유 신청을 한 것입니다.
새해들어 처음으로 한 것이 머리카락수 늘리는 것이라고 할까요?
지난 가으내 이러저러하게 신경을 썼더니 말 할 수 없이 머리카락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가뜩이나 없는 머리가 더 형편없는 소갈머리 없는 인간이 되었습니다. -어째 머리카락은 그리 잘 빠지는데 살은 안 빠지는 것인지...ㅠㅠ-
어쨌거나 올 해 원단은 별 결심 없이 지나가버렸습니다. 살을 빼자라든가 훌륭한 사람이 되자-?-라든가 떼돈-목욕탕에서-을 벌자 같은 실현 가능성 없는 결심대신에 머리카락 수나 늘려볼까 하는 결심을 하고 보니 마음이 좀 가볍더군요.
오랜 시행착오의 결과 결심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결심 안 한다고 안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뭐 살을 빼자고 허구헌날 새해 첫날만 되면 결심해도 체중이 줄기는 커녕 늘기만 하는데다 머리카락 따위는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술술 빠져나가고 공부를 해서 똑똑한 인간이 되자고 결심했건만 이미 알고 있는 것조차 제대로 써먹지 못할정도로 멍청해져가는 걸보니 특별히 결심따위 할 거 없이 뭐 되는대로-??-살아보기로 했습니다.
어쨌거나 결심따위 없이 그저 우유에 탄 콩가루나 잘 마셔야겠습니다. 그리하여 검은 머리칼 무성하게 나오면 그때 내 생활의 꿈이나 희망도 다시 무성하게 솟으려니 하고 믿지요.
사소한 것조차 쉽게 포기하고, 큰 것에도 시큰둥해 하고, 아름다운 것에도 점점 덤덤해지고, 좋은 것에도 무신경해지고, 귀한 것 가치있는 것에도 시니컬 씁쓸해지는 것이 나이 먹어 오는 무기력증세인지 아니면 연륜이 주는 여유와 넉넉함인지 헷갈립니다.
지난 연말을 보내고 연시를 맞으면서 몸이 좀 바빴습니다.
그 90퍼센트 쯤이 사람들 만나 노는-??-것이었습니다.
늘 만나는 사람들이 찾아왔었고 멀리 떠나 있던 사람들도 여럿 찾아와 만났었지요.
늘 만나는 사람들이 새삼스레 찾아오면 그들이 다른 사람 아닌 나를 찾아주는 것이 고맙고, 멀리 떠나 있던 사람들이 찾아오면 먼 곳에서 오래 떨어져 있다가 하필 나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것이 또한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머리칼 빠지는 일이 사람때문에 일어났는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행복했던 것도 사람때문이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그 부피와 무게를 재어보니 행복쪽으로 훨씬 기울어집니다.
사람을 사랑합니다.
세상을 사랑합니다.
그리하여 내 삶을 사랑합니다.
사족:: 지난 한 해 이곳을 아끼고 사랑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누가 뭐라든 이곳은 제가 세상을 향해 열어놓은 문입니다. 그리고 그 세상에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 때문에 저는 행복했습니다.
님들도 세상속에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일주일에 500ml짜리 세 통입니다.
3주 전 쯤에 울엄니가 머리카락 나는데 좋다고 검은깨, 검정콩, 검정쌀로 만든 미숫가루를 해서 들고 오셨습니다. 날마다 하는 일 없이 바쁜 관계로 오빠네 집에 있던걸 찾아올 시간조차 못내서리 드디어 엊그제 오빠가 택배로 보내왔습니다.
그걸 먹기 위해 우유 신청을 한 것입니다.
새해들어 처음으로 한 것이 머리카락수 늘리는 것이라고 할까요?
지난 가으내 이러저러하게 신경을 썼더니 말 할 수 없이 머리카락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가뜩이나 없는 머리가 더 형편없는 소갈머리 없는 인간이 되었습니다. -어째 머리카락은 그리 잘 빠지는데 살은 안 빠지는 것인지...ㅠㅠ-
어쨌거나 올 해 원단은 별 결심 없이 지나가버렸습니다. 살을 빼자라든가 훌륭한 사람이 되자-?-라든가 떼돈-목욕탕에서-을 벌자 같은 실현 가능성 없는 결심대신에 머리카락 수나 늘려볼까 하는 결심을 하고 보니 마음이 좀 가볍더군요.
오랜 시행착오의 결과 결심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결심 안 한다고 안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뭐 살을 빼자고 허구헌날 새해 첫날만 되면 결심해도 체중이 줄기는 커녕 늘기만 하는데다 머리카락 따위는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술술 빠져나가고 공부를 해서 똑똑한 인간이 되자고 결심했건만 이미 알고 있는 것조차 제대로 써먹지 못할정도로 멍청해져가는 걸보니 특별히 결심따위 할 거 없이 뭐 되는대로-??-살아보기로 했습니다.
어쨌거나 결심따위 없이 그저 우유에 탄 콩가루나 잘 마셔야겠습니다. 그리하여 검은 머리칼 무성하게 나오면 그때 내 생활의 꿈이나 희망도 다시 무성하게 솟으려니 하고 믿지요.
사소한 것조차 쉽게 포기하고, 큰 것에도 시큰둥해 하고, 아름다운 것에도 점점 덤덤해지고, 좋은 것에도 무신경해지고, 귀한 것 가치있는 것에도 시니컬 씁쓸해지는 것이 나이 먹어 오는 무기력증세인지 아니면 연륜이 주는 여유와 넉넉함인지 헷갈립니다.
지난 연말을 보내고 연시를 맞으면서 몸이 좀 바빴습니다.
그 90퍼센트 쯤이 사람들 만나 노는-??-것이었습니다.
늘 만나는 사람들이 찾아왔었고 멀리 떠나 있던 사람들도 여럿 찾아와 만났었지요.
늘 만나는 사람들이 새삼스레 찾아오면 그들이 다른 사람 아닌 나를 찾아주는 것이 고맙고, 멀리 떠나 있던 사람들이 찾아오면 먼 곳에서 오래 떨어져 있다가 하필 나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것이 또한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머리칼 빠지는 일이 사람때문에 일어났는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행복했던 것도 사람때문이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그 부피와 무게를 재어보니 행복쪽으로 훨씬 기울어집니다.
사람을 사랑합니다.
세상을 사랑합니다.
그리하여 내 삶을 사랑합니다.
사족:: 지난 한 해 이곳을 아끼고 사랑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누가 뭐라든 이곳은 제가 세상을 향해 열어놓은 문입니다. 그리고 그 세상에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 때문에 저는 행복했습니다.
님들도 세상속에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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