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이나 집에 공부하러 오는 알라들 열에 일곱이 감기 중이다.
그런데도 시험기간랍시고 밤 늦게까지 학원에 붙들려 있는데도 별 불만 없는 거 보면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젊고 어리다는 게 요즘은 부럽다.
애들은 콧방귀를 뀌지만 나는 그런다.
얘들아 젊다는 게 얼마나 이쁜 거냐?? 그깟 귀 뚫어서 기다란 귀걸이 주렁주렁 하고 안 다녀도 풋풋하다는 것만으로 이쁜 걸...
나이 들어봐라. 그 포실포실한 피부를 뭘로 표현하겠냐??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써도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거란다...
이러면서 나는 그 말이 어릴 때 할머니가 열일곱살 무렵의 우리들한테 하셨던 말임을 깨닫는다.
뭐 또 그리하여 세상은 그런 것이다.
절대로 흉내낼 수 없고 아는 척 할 수 없는 것들이 그렇게 살면서 체득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어찌 알겟는가?
스스로 마흔이 되고 예순이 되고 여든이 되기까지는 말이다.
나 역시 예순의 나이에 또 거기에 어울리는 나름의 눈을 가지게 되겠지.
하지만 곱게 늙고 싶다.
나이 먹는다는 게 아름다울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는데 전자는 나이만큼의 기품과 원숙과 너그러움과 지혜로움이 있을 때이고 후자는 욕심 사나움, 몰염치, 소인배 근성,뻔뻔함, 아집, 뻔한 질시, 싸구려 권위주의 뭐 이런 걸로 뭉쳐 있는 경우이다.
나는 종종 수영장에서 만나지는 후자 쪽의 노인들을 볼 때마다 늘 생각한다.
누구나 늙겟지... 그런데 저렇게 늙고 싶지는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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