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보는 벽시계가 건전지가 다 되었는지 틱 며칠 전 멈췄었습니다.
큰 것도 잘 안 하지만 작은 것은 더 하기 싫어하는지라 건전지 사러 가는게 귀찮아서 서랍 여기저기를 뒤져 쓰던 건전지를 괜찮겠지, 하고 바꿔 끼웠습니다.
시계는 틱톡거리며 움직였고, 으흠 이렇게 중요한-??-일을 단숨에 해치웠다는 생각으로 쾌재를 불렀지요.
그런데...올라리!! 시골집에 갔다오니 시간이 무려 세시간이나 늦어 있었습니다.
가만히 두고 보니, 한 다섯 시간 정도 걸려 한바퀴를 도는 모양입니다.
별 일 없어도 시계보는 일이 습관인 나는, 당연히 시계를 볼 때마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괜히 머쓱해졌습니다.
이상한 일이지만, 가장 자주 올려다보는 시계가 그렇게 멈춰있으니 뭐랄까... 삶이거나 생활자체가 멈춰있거나 머뭇거리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굉장히 묘했습니다.
그 시계가 걸려 있는 벽 부근이 자못 황량하게까지 느껴졌습니다.
결국 어젯밤 운동 갔다 오는 길에 건전지를 사고야-!!!-말았습니다.-차암~ 건전지 사고 강세접미사 붙이는 인간은 나뿐일 걸!!^^;;-
자정 넘어 건전지를 갈아끼우며 생활의 궤도가 제대로 도는군, 어쩌구 하면서 자못 비장한-??-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도 말했지만 내 방엔 꽤 여러개의 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러 개의 시계 중에서 출입문 옆의 벽에 걸려있는 냉면 그릇만한 은색 알루미늄 벽시계가 아마 내 생활-시간-을 이끌어가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인간은 결국 누가뭐라든 단위와 서수의 지배를 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자 그런데... 사소하지만 아직 안하고 있는게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화장실 전구를 아직도 안 바꿨습니다. 새로 사온 전구가 벌써 며칠 째 책상 위에서 황량하게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오늘은 반드시 필히 기필코 갈아 끼워야겠습니다. 딛고 올라갈 의자가 없어서리.....-으으... 초라한 싱글!!-
사족: 기념으로 오래 전 칼럼 '시계의 갯수는 시간의 속도와 비례하는가?'를 다시 올립니다.^^
열흘 전쯤에 에어콘을 샀습니다.
그 전 주내 푹푹 찌는 초여름 날씨였었는데, 재수 없는-??-포수는 곰을 잡아도 웅담이 없거나, 봉놋방에 누워도 고자-??-옆에 눕는다는 말대로 그 날 이후 날씨 선선해지는 바람에 제대로 틀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큭 적당한 비유가 아닌 것 같다.-
딱 두번 틀었었는데 애초 목적대로 알라들 공부하러 올 때였었지요.
뭐 원칙론자인 나는 땀 삐질거리며 화장하면서도 선풍기 꺼낼 생각조차 안해봤습니다.
무슨 5월에 선풍기를 벌써 꺼내냐... 하는 생각때문이었지요.
새 물건이라는 것은 언제나 뭔지 모를 설레임을 느끼게 합니다. 그것이 조잡하기 짝이 없는 플래스틱 그릇이나, 사은품으로 딸려온 나무 젓가락에 불과할지라도 봉해진 봉지를 뜯을 때는 항상 묘한 감흥이 있습니다.
그런데 에어콘에는 흰색의 잡기 편한 리모콘만 빼고는 딸려온 물건도 없었습니다. 리모콘에 건전지를 넣자, 12:00이라고 시간이 떴습니다. 시간을 맞추고 그것을 물끄러미 들여다 봤습니다.
요즈음에는 웬만한 전자제품에는 거의 디지털 시계가 붙어 있습니다. 내 방에 있는 것만 줄잡아도 다섯 개가 넘습니다. 그것들은 모두 쉬지않고 깜박거리며 열심히 시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디오, 비디오, 컴퓨터, 전화기, 전자 계산기, 핸드폰등... 드디어 에어콘의 리모컨에도 있으니 모두 일곱개가 넘었네요. 그 외에 벽시계 하나, 머리맡의 알람시계, 책꽂이나 책상위에 올려져 있는 별로 안 보는 모양위주의 시계까지 합치면 열 개가 넘습니다.
그리고 꼬딱지만한 부엌과 화장실에도, 한 때 방에서의 화려한 생활을 접고 쫓겨난 시계가 역시나 지치지도 않고 열심히 시간을 가리켜 주고 있습니다.
하나마나한 말이지만 한사람이 살면서 이렇게 많은 시계따위는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
아주 어릴 때 엄마는, 오백원씩이던가요?-시골서 당시 오백원은 큰 돈이었음- 매달 곗돈을 부어 살림을 장만하는 계를 했었습니다. 그때 제일 먼저 샀던게 커다란 벽시계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정시가 되면 딩~하며 시간을 알려주고, 끼끼 끅끅하며 하루에 한 번씩 밥-??-을 줘야하는 시계였었지요.그거 사고 며칠 동안은 서로 밥을 주겠다고 싸우기도 했고, 가끔 대낮에 아무도 없는 방에서 할일 없으면 괜히 시계문을 열고 끼끼끅끅거리며 시계 태엽을 감던 기억도 선명합니다.
여하튼 전기도 안들어오던 때인지라 그 딩~ 소리만으로 시간을 알아야했기 때문에 그것은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깜깜한 방에 누워 그 소리의 갯수를 셀 때의 감흥을 아시는지...
그리고 컹컹 개짖는 소리나 밤이면 소쩍따 어쩌구 울어대는 소리와 함께 듣고 있자면 그 딩~ 소리도 자연의 소리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디지털 시계는 소리가 없습니다. 아니 디지털 손목시계에서 정시에 나는 삑 소리는 오히려 귀에 거슬린다고나 할까요?
게다가 눈만 뜨면 캄캄함 속에서도 선명하게 빛나기 때문에 아마 소리따위는 필요 없을 것입니다.
가끔씩 머리맡에 째깍거리는 소리나, 어둠 속에서 빛나는 오디오의 푸른 디지털 시계가 가리키는 숫자들을 볼 때면 보여지지 않는 삶의 속도가 느껴집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느릿느릿 설렁설렁 살아도 되나 하는 생각에 갑자기 초조해지기도 합니다.
당장 무언가 큰일을 계획하고 실현해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지금까지 뭐하고 산거야 하는 자조적인 생각도 들어 벌떡 일어나기도 합니다.
어쨋거나 시간을 자주 보는 사람은 시간에 쫒기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로 보자면 이렇게 시계속에 파묻혀 사는 오늘 날의 사람들은 대부분 시간에 쫒기는 사람들이라는 말일 것이고, 그것은 시간을 자주, 많이 봐야 하는 숨가쁜 시대를 살기 때문이겠지요?
시계를 줄이면 좀 느긋해지려나...
큰 것도 잘 안 하지만 작은 것은 더 하기 싫어하는지라 건전지 사러 가는게 귀찮아서 서랍 여기저기를 뒤져 쓰던 건전지를 괜찮겠지, 하고 바꿔 끼웠습니다.
시계는 틱톡거리며 움직였고, 으흠 이렇게 중요한-??-일을 단숨에 해치웠다는 생각으로 쾌재를 불렀지요.
그런데...올라리!! 시골집에 갔다오니 시간이 무려 세시간이나 늦어 있었습니다.
가만히 두고 보니, 한 다섯 시간 정도 걸려 한바퀴를 도는 모양입니다.
별 일 없어도 시계보는 일이 습관인 나는, 당연히 시계를 볼 때마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괜히 머쓱해졌습니다.
이상한 일이지만, 가장 자주 올려다보는 시계가 그렇게 멈춰있으니 뭐랄까... 삶이거나 생활자체가 멈춰있거나 머뭇거리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굉장히 묘했습니다.
그 시계가 걸려 있는 벽 부근이 자못 황량하게까지 느껴졌습니다.
결국 어젯밤 운동 갔다 오는 길에 건전지를 사고야-!!!-말았습니다.-차암~ 건전지 사고 강세접미사 붙이는 인간은 나뿐일 걸!!^^;;-
자정 넘어 건전지를 갈아끼우며 생활의 궤도가 제대로 도는군, 어쩌구 하면서 자못 비장한-??-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도 말했지만 내 방엔 꽤 여러개의 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러 개의 시계 중에서 출입문 옆의 벽에 걸려있는 냉면 그릇만한 은색 알루미늄 벽시계가 아마 내 생활-시간-을 이끌어가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인간은 결국 누가뭐라든 단위와 서수의 지배를 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자 그런데... 사소하지만 아직 안하고 있는게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화장실 전구를 아직도 안 바꿨습니다. 새로 사온 전구가 벌써 며칠 째 책상 위에서 황량하게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오늘은 반드시 필히 기필코 갈아 끼워야겠습니다. 딛고 올라갈 의자가 없어서리.....-으으... 초라한 싱글!!-
사족: 기념으로 오래 전 칼럼 '시계의 갯수는 시간의 속도와 비례하는가?'를 다시 올립니다.^^
열흘 전쯤에 에어콘을 샀습니다.
그 전 주내 푹푹 찌는 초여름 날씨였었는데, 재수 없는-??-포수는 곰을 잡아도 웅담이 없거나, 봉놋방에 누워도 고자-??-옆에 눕는다는 말대로 그 날 이후 날씨 선선해지는 바람에 제대로 틀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큭 적당한 비유가 아닌 것 같다.-
딱 두번 틀었었는데 애초 목적대로 알라들 공부하러 올 때였었지요.
뭐 원칙론자인 나는 땀 삐질거리며 화장하면서도 선풍기 꺼낼 생각조차 안해봤습니다.
무슨 5월에 선풍기를 벌써 꺼내냐... 하는 생각때문이었지요.
새 물건이라는 것은 언제나 뭔지 모를 설레임을 느끼게 합니다. 그것이 조잡하기 짝이 없는 플래스틱 그릇이나, 사은품으로 딸려온 나무 젓가락에 불과할지라도 봉해진 봉지를 뜯을 때는 항상 묘한 감흥이 있습니다.
그런데 에어콘에는 흰색의 잡기 편한 리모콘만 빼고는 딸려온 물건도 없었습니다. 리모콘에 건전지를 넣자, 12:00이라고 시간이 떴습니다. 시간을 맞추고 그것을 물끄러미 들여다 봤습니다.
요즈음에는 웬만한 전자제품에는 거의 디지털 시계가 붙어 있습니다. 내 방에 있는 것만 줄잡아도 다섯 개가 넘습니다. 그것들은 모두 쉬지않고 깜박거리며 열심히 시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디오, 비디오, 컴퓨터, 전화기, 전자 계산기, 핸드폰등... 드디어 에어콘의 리모컨에도 있으니 모두 일곱개가 넘었네요. 그 외에 벽시계 하나, 머리맡의 알람시계, 책꽂이나 책상위에 올려져 있는 별로 안 보는 모양위주의 시계까지 합치면 열 개가 넘습니다.
그리고 꼬딱지만한 부엌과 화장실에도, 한 때 방에서의 화려한 생활을 접고 쫓겨난 시계가 역시나 지치지도 않고 열심히 시간을 가리켜 주고 있습니다.
하나마나한 말이지만 한사람이 살면서 이렇게 많은 시계따위는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
아주 어릴 때 엄마는, 오백원씩이던가요?-시골서 당시 오백원은 큰 돈이었음- 매달 곗돈을 부어 살림을 장만하는 계를 했었습니다. 그때 제일 먼저 샀던게 커다란 벽시계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정시가 되면 딩~하며 시간을 알려주고, 끼끼 끅끅하며 하루에 한 번씩 밥-??-을 줘야하는 시계였었지요.그거 사고 며칠 동안은 서로 밥을 주겠다고 싸우기도 했고, 가끔 대낮에 아무도 없는 방에서 할일 없으면 괜히 시계문을 열고 끼끼끅끅거리며 시계 태엽을 감던 기억도 선명합니다.
여하튼 전기도 안들어오던 때인지라 그 딩~ 소리만으로 시간을 알아야했기 때문에 그것은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깜깜한 방에 누워 그 소리의 갯수를 셀 때의 감흥을 아시는지...
그리고 컹컹 개짖는 소리나 밤이면 소쩍따 어쩌구 울어대는 소리와 함께 듣고 있자면 그 딩~ 소리도 자연의 소리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디지털 시계는 소리가 없습니다. 아니 디지털 손목시계에서 정시에 나는 삑 소리는 오히려 귀에 거슬린다고나 할까요?
게다가 눈만 뜨면 캄캄함 속에서도 선명하게 빛나기 때문에 아마 소리따위는 필요 없을 것입니다.
가끔씩 머리맡에 째깍거리는 소리나, 어둠 속에서 빛나는 오디오의 푸른 디지털 시계가 가리키는 숫자들을 볼 때면 보여지지 않는 삶의 속도가 느껴집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느릿느릿 설렁설렁 살아도 되나 하는 생각에 갑자기 초조해지기도 합니다.
당장 무언가 큰일을 계획하고 실현해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지금까지 뭐하고 산거야 하는 자조적인 생각도 들어 벌떡 일어나기도 합니다.
어쨋거나 시간을 자주 보는 사람은 시간에 쫒기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로 보자면 이렇게 시계속에 파묻혀 사는 오늘 날의 사람들은 대부분 시간에 쫒기는 사람들이라는 말일 것이고, 그것은 시간을 자주, 많이 봐야 하는 숨가쁜 시대를 살기 때문이겠지요?
시계를 줄이면 좀 느긋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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