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맣게 잊고 있던 친구로부터 느닷없이 전화가 왔었습니다.
그동안 전화번호도 몇 번 바뀌었었고, 핸드폰도 없던 시대에 만났던 터라 굉장히 놀랍고 반가웠습니다.
모처럼 소주나 한 잔 하자...
조오치...
뭐 대화의 요지는 이런 것이었고 드디어 엊그제 만나 맥주도 한 잔, 소주도 한 잔-한 병??- 마셨습니다.
그렇게 새벽까지 마셨는데, 그만 돌아오다가 삐끗 넘어져 지금 부상 중에 있습니다. 발목은 부어 올랐고 무릎은 시뻘겋게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그리하여 종일 파스 사다 붙이고, 근육 이완제와 소염진통제 먹고 위장장애에 시달렸습니다.
친구 만나 즐거웠던 댓가 치고는 참 썰렁합니다.
친구란 삶에 있어서 길동무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즈음은 그렇게 잊어버리고 있던 길동무들과 만날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행복합니다.
학원에서 잠깐 만났던 나어린 선생님이었던 친구가 느닷없이 누님하며 전화해 오는 경우도 있고, 어떻게 지내? 하면서 여행길에 만났던 나이 지긋한 분의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들리기도 합니다.
이름과 얼굴과 만났던 상황들이 다 달라서 그들에게 받는 기쁨이나 상처의 색깔이 달랐듯이 해후의 감흥도 역시 다릅니다.
어쨋거나 팔년 전에 만나고 못 만났던 이 친구는 고양이를 그려놓고 왜 호랑이를 그렸는지 설명해도 그 저의를-??-짐작하고 있을만큼 탁월한 이해력-??-에다 그런 대화의 방식을 즐기는 독특한 친구입니다.
가끔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마치 선문답-??-을 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할 정도로 말입니다.
역시나 지글지글 구워지는 양곱창을 앞에 놓고 오랜만에 그런 식의 대화를 하고 있자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오래 전에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향수들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잠깐 동안이긴 하지만 그 사람과 공유했던 시절로 되돌아가는 타임머신이 되주기 때문이겠지요.
열 네살에 헤어진 친구라면 순식간에 이십여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고, 오년 전 여행에서 만났던 사람은 그 여행의 순간으로 되돌려 줄 것이며, 스물 아홉의 우울한 날들에 만났던 사람이라면 잠깐 그 우울한 날들로 돌아가는 감흥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누가 뭐라든 지나간 일이라는 것에는 그것이 참을 수 없이 아프고 힘들었던 것이라고 해도, 시간에 마모되고, 세월에 씻겨져 지금은 모든 것을 길든 구두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자... 산다는 게 기쁘고 즐겁습니다.
그저 맨숭하기만 하는 일상에 이렇게 가끔씩 발목 삐끗하고 무릎 깨지는 양념같은 사건-??-들이 있어서 말입니다.
사족: 그런데 그 친구, 알고보니 바로 길 건너 아파트에 산다고 하더군요. 슬리퍼 질질 끌고 나가 소주 마실 일 잦아지는 거 아닌지 몰러...
그동안 전화번호도 몇 번 바뀌었었고, 핸드폰도 없던 시대에 만났던 터라 굉장히 놀랍고 반가웠습니다.
모처럼 소주나 한 잔 하자...
조오치...
뭐 대화의 요지는 이런 것이었고 드디어 엊그제 만나 맥주도 한 잔, 소주도 한 잔-한 병??- 마셨습니다.
그렇게 새벽까지 마셨는데, 그만 돌아오다가 삐끗 넘어져 지금 부상 중에 있습니다. 발목은 부어 올랐고 무릎은 시뻘겋게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그리하여 종일 파스 사다 붙이고, 근육 이완제와 소염진통제 먹고 위장장애에 시달렸습니다.
친구 만나 즐거웠던 댓가 치고는 참 썰렁합니다.
친구란 삶에 있어서 길동무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즈음은 그렇게 잊어버리고 있던 길동무들과 만날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행복합니다.
학원에서 잠깐 만났던 나어린 선생님이었던 친구가 느닷없이 누님하며 전화해 오는 경우도 있고, 어떻게 지내? 하면서 여행길에 만났던 나이 지긋한 분의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들리기도 합니다.
이름과 얼굴과 만났던 상황들이 다 달라서 그들에게 받는 기쁨이나 상처의 색깔이 달랐듯이 해후의 감흥도 역시 다릅니다.
어쨋거나 팔년 전에 만나고 못 만났던 이 친구는 고양이를 그려놓고 왜 호랑이를 그렸는지 설명해도 그 저의를-??-짐작하고 있을만큼 탁월한 이해력-??-에다 그런 대화의 방식을 즐기는 독특한 친구입니다.
가끔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마치 선문답-??-을 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할 정도로 말입니다.
역시나 지글지글 구워지는 양곱창을 앞에 놓고 오랜만에 그런 식의 대화를 하고 있자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오래 전에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향수들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잠깐 동안이긴 하지만 그 사람과 공유했던 시절로 되돌아가는 타임머신이 되주기 때문이겠지요.
열 네살에 헤어진 친구라면 순식간에 이십여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고, 오년 전 여행에서 만났던 사람은 그 여행의 순간으로 되돌려 줄 것이며, 스물 아홉의 우울한 날들에 만났던 사람이라면 잠깐 그 우울한 날들로 돌아가는 감흥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누가 뭐라든 지나간 일이라는 것에는 그것이 참을 수 없이 아프고 힘들었던 것이라고 해도, 시간에 마모되고, 세월에 씻겨져 지금은 모든 것을 길든 구두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자... 산다는 게 기쁘고 즐겁습니다.
그저 맨숭하기만 하는 일상에 이렇게 가끔씩 발목 삐끗하고 무릎 깨지는 양념같은 사건-??-들이 있어서 말입니다.
사족: 그런데 그 친구, 알고보니 바로 길 건너 아파트에 산다고 하더군요. 슬리퍼 질질 끌고 나가 소주 마실 일 잦아지는 거 아닌지 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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