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는 세는나이로 예순하나가 되었습니다. 회갑이거나 환갑으로 불리는.
아직도 생각의 어느 구석은 열두 살 아이 같은데 이젠 어딜 가든 어르신-??-으로 보이는 모양입니다. 하하
나야 어려 보이거나 젊어 보이려고 크게 애써본 적 없고 뭐 애쓴다고 될 것도 아닌 것 같아서 나이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그것을 누리며 살자주의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나이 먹어 나이 대접받는 게 크게 나쁘지도 않습니다. 사실 나이 먹고 나잇값 못하고 사는 것을 더 경계해야겠지요.
나이 먹은 게 유세가 되고, 먹은 나이만큼 뻔뻔해지고, 생각이 굳어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것에 완고해지는 건 부끄럽고 슬픈 일인지라 늘 생각을 점검하고 마음을 살피고 행동을 가다듬습니다.
예전엔 회갑잔치라는 걸 할 만큼 60년을 사는 게 어려웠는데 우와~ 이만하면 씩씩하게 자알 살아냈다고... 수고했다고... 그리고 고마웠다고... 스스로를 토닥토닥해 줍니다.
살면서 누구도 탓해본 적 없고, 다른 사람을 이유 없이 눈 흘기거나 침 흘리며 부러워해 본 적도 없어서 내 삶의 대부분은 장엄하게-??- 오로지 내 의지로 살아온 것입니다.
열네 살 이후로 나는 내 손으로 내 생활을 책임졌고 누군가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아본 적도 없습니다.
흠... 결혼이라는 걸 해서 혹 남편이 돈을 벌어다 주면 그걸 받는 마음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는 걸 보면 이게 팔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하여 내 삶은 온전히 내 것. 그리하여 자유로웠고 힘이 가득했습니다. 하고 싶지 않은 걸 안 할 수 있는 힘과 안 해도 되는 자유... 내 마음을 내 맘대로 써도 되는 힘과 자유...
5월의 시작입니다. 주민등록상 5월 생일이라고 여기저기서 -대개 광고성의- 생일맞이 할인쿠폰 같은 게 날라오는 바람에 자꾸 나이를 환기합니다.
새해 첫날에, 올해는 회갑이니까 일 년을 '나'와 함께 축제처럼 보내리라...
하여, 죽어라 책상 앞에 앉아 회갑 기념 수능시험 준비를 하면서 매일매일을 축하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끔 반짝이는 반지며 목걸이도 사고-보석 아님-, 비싼 핸드백도 하나 쯤 사고, 마음에 드는 옷도 불쑥불쑥 사재낍니다.
이번 주말엔 오래 전에 쓰고 한동안 전혀 안썼던 향수도 한 병 사야겠습니다. 하하
시간은 아주 빨라서 벌써 5월...
그렇게 나의 시간과 나의 삶이 흘러갑니다. 쓸쓸해 보이지만 찬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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