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커피 둘에 설탕 둘 프림 셋... 을 넣은 원초적인-??- 커피를 머그 컵 가득히 담아 홀짝거리며 모처럼 한가하게 책상 앞에 앉아 열심히 공부를 했다.
벌써 삼 주째 코로나 덕에 유치원을 안 가는 아이와 베이비를 동시에 보는 덕에 60 가까이 돼서 육체 노동을 하는 분위기다. 직업의식-이라기엔 이상하지만-이거나 책임감 같은 걸로 일단은 잘 버티는 중...
덕분에 저녁에 집에 오면 열 시도 되기 전에 잠을 자는 바람에 보통은 이 시간에-새벽 두 세시..- 깨서 다시 자려고 애쓰는 시간이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다시 잠을 청하지만 숙면은 아닌 채 어영 부영 여섯 시 쯤 털고 일어나 수험생도 아니면서 책상 앞에 영어 단어를 외우고 수학 문제를 푼다. 요즘 갑자기 공부에 필이 꽂혀서 쉬는 주말이면 맘이 설렐 지경. 예전에 날건달처럼 지낼 때 이렇게 공부를 밀도 있게 했으면 서울대를 갔을지도...-뭐래?- 잠시 헛생각을 한다.
어쨌거나 지난 주말엔 결국 꼬박 이틀을 몸살을 앓았다. 온 몸 근육통이 심해서 해열 진통제를 먹고도 열이 코로나 위험 수위인 37.5가 넘었었다. 한밤중에 잠깐 어질~ 했고 헛구역질 한 번이 있었지만 다행이 새벽부터 열은 내리기 시작했고 다시 오르지 않았다. 일요일 하루를 종일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아파서라기 보다는 몸을 아껴야겠다는 생각으로- 저녁 때부터 멀쩡해져서 다음 날 일하러 갔었다. -기침, 콧물, 인후통, 두통 이런 건 1도 없었으니 코로는 아님-
어쨌거나 커피는 딱 한 잔만 마셔야 한다. 어제는 두 주만에 누리는 여유가 즐거워서 아침 먹고 커피 한 잔을 더 마셨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카페인에 당하는 중이다. ㅠㅠ
두 시 넘을 때까지 정신이 말똥거리는데도 이유를 몰랐다가 그게 아침 일찍임에도 불구하고 한 잔 더 마신 커피 탓이라는 걸 문득 깨닫고 일어나서 이러고 있다.
오랫동안 나는 상당히 널럴하게 살았다. 매일매일 일을 하지도 않았고 또한 하루를 꽉 채워서 일하지도 않았다. 늘 시간은 여유가 있었고 그 시간에 빈둥거리는 것 같지만 전혀 빈둥거리지 않으며 살았다. 그 빈둥거리는 시간에 나는 온전히 '나'로 살았다. 끊임없이 '나'를 살피고 끊임없이 '나'를 반성하고...
요즘은 그러나 내 오래 된 일상의 매몰을 실감한다.
나는 자알 살고 있는 걸까?
지금이 새벽 네 시 십분...
일하러 가려면 자야 하는데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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