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저녁...
며칠 째 부족한 잠을 자봐야지.. 생각하고 탄수화물 가득한 칼국수를 한 봉지 사들고 왔습니다.
한동안 꽤 질 좋았던 수면 패턴이 깨지는 바람에 눈밑 다크서클 작렬에다 머리도 머엉~
그런데 이런!! 집에 돌아오니 아뿔싸!! 냉동실이 맛이 가 있었습니다.
흐미~ 심란한 것. 일찍 푸욱 잠자기는 또 글렀습니다.
A/S는 불러야겠는데 시간은 늦었고해서 다행이 냉장실은 멀쩡해서 녹아서 흐물흐물해진 것들은 정리하고 나머지 것들은 일단 옮겨놓고 냉동실 청소를 했습니다.
냉장실 멀쩡 한 거 보니 이게 독립냉각시스템이라고 되어 있으니까 냉동실 냉각시스템만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요. 일단 옆에 있는 렌지대를 잡아 끌어 옮긴 다음 낑낑!! 냉장고도 끌어냈습니다.-650L 양문형 냉장고... - 뒤쪽에 먼지가 한겨울 함박눈 온 후 흰눈처럼 쌓여 있어서 일단 청소를 하고 검색을 해 보니 냉각기에 얼음이 얼어서 그럴 수도 있다길래 드라이버로 냉각기 나사를 풀었습니다. 어쩐일인지 냉각기 뚜껑-??-이 죽어도 안 열려서 실패!! 얼음이 꽝꽝 얼어서 그런가 싶어 내일 아침까지 문열어 놓으면 다아 녹겠거니... 하면서도 헤어드라이어로 찬바람 나오는 곳을 한 참 쐬주고 어쩌고 그렇게 두어시간 씨름을 했습니다.
결국 포기하고 자려는데 불빛이 눈에 거슬려 손으로 누르고 이걸 어떻게 눌러 끌 수 없나 하는데 읭??? 아래 쪽에서 위잉~ 찬바람이 올라옵니다.
얼른 문 닫고 한 두시간 후에 보니 온도가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하하하!!
결국 새벽에 일어나 냉장고 정리를 해 원상복구 하고 보니 온몸이 욱신욱신 몸살기가 돌았습니다. 타이레놀 한 알을 수면제 삼아 먹고 일곱 시부터 아홉 시까지 숙면...
그야말로 냉장고 오디세이였습니다.
하여 어젯저녁!!
정말로 일찍, 멜라토닌 분비 왕성한 시간에 자야지 싶어 역시 타이레놀 한 알 먹고 열 시도 되기 전에 누웠습니다. 다행이 잠은 빨리 들었고 두어시간씩 토막잠을 자고 완전히 잠이 깨 시간을 보니 네 시 반...
영어단어 복습을 하고 커피를 한 잔 마시며 하이쿠 모음집을 읽고 고양이가 토한 것을 치우고... 지금까지 이러고 있습니다. 허허.
홍시여, 이 사실을 잊지 말게.
너도 젊었을 때는
무척 떫었다는 걸.
소세키
토요일 오후에 제자가 놀러와 밤 두 시 쯤 돌아갔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한참 하다 보면 당연히 단단하고 풋풋한 젊음의 떫음-??-이 느껴집니다. 그 떫음의 시기가 그러나 젊음의 시기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본인은 결코 깨닫지 못하겠지요.
그렇다면 나는 말랑한 홍시인가...
유구하고 장구한 자연과 인간의 시간 속에 비춰보자면 당연히 서걱이는 떫음 가득한 미물에 불과할 지도...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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