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백혈병 투병기

유지치료 2차...

오애도 2018. 5. 26. 09:45

지난 목요일, 6주만에 병원행.

혈액검사 결과, 모든 혈액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백혈구는 800이상 떨어졌고 혈소판도 좀 떨어졌고 당연히 호중구수치도 떨어졌지만 충분히 정상수치 안에 들어 있다.

지난 번에 약간 부족했던 혈색소수치도 정상으로 들어왔는데 이건 백퍼 고기 많이 먹은 덕이다.

고지방 저탄수 다이어트를 하면 백혈구수치가 낮아진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그래서 10퍼 이상 떨어진건가... 이건 염증수치와 관련이 있는 모양인데 고지방 식이를 하면 몸의 염증이 거의 사라지는 기이한 일이 생긴다. 비염이나 방귀 같은 것도 없고 감기도 안 걸린다는... 그래도 이번엔 느슨하게 해서인지 비염이나 고양이 알러지나 약간의 천식증상은 있는데... 이건 뭐 면역테스트 같은 느낌.

몸에 이상 있어서 감염이나 질병이 있으면 백혈구나 호중구 수치가 높아지는 것일 테니 저 정도면 아픈 데도 큰 질병도 없다는 걸로 믿는다. ㅋ




3개월에 한번씩 하는 두 번째 유지치료의 시작이다. 베사노이드 보름치 복용.

ATRA-All Trans-Retinal Acid- 쉽게 말해 레티놀이라 불리는 비타민A다. 고용량의 레티놀인지라 가장 주된 증상이 심하게 입술이 벗겨지고 끊임없이 새 살이 돋아난다는...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지만 처음 복용 때는 사람의 피부가-그 중에 입술만- 이렇게 들고 일어났다가 다시 생성할 수도 있나 싶을 정도였다. 그래서 화장품 성분에 레티놀을 강조하는 모양이다.

어쨌거나 저 약은 기적같은 약이다. 백혈병 중에 출혈 때문에 가장 치명적인 급성전골수성 백혈병을 단숨에 로또로 만들어버린 획기적인 치료제다.

전골수구에서 시스템이 망가져 분화가 멈추는 미성숙 백혈구를 후딱후딱 성숙 백혈구로 만들어 사멸하게 함으로써 그 힘든 골수이식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백혈병이라는 것이 어쨌거나 미성숙 백혈구가 미친듯이 만들어져 온 혈액을 채우고 다른 혈액 기능들을 마비시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인데 그 미성숙 백혈구만을 한큐에 보낼 수 있는 약이라니...

다만 M3로 불리는 급성전골수성백혈병에만 쓰인다. 1995년 FDA승인을 받았으니 그 전에는 당연히 다른 아형들과 같이 지독한 골수파괴치료와 이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로 정말, 하나님 감사합니다~



생긴건 이렇게 콩알처럼 생겼다. 그것도 팥알이나 동부콩...

하루에 두 번, 네 알씩 먹는다. 부작용으로 처음엔 두통이 오는데 어제 그제 두통과 근육통 때문에 타이레놀을 함께 먹었다. 흠...

처음 항암할 때는 다른 표준치료 항암에 대한 부담 때문에 그깟 두통은 아무것도 아니어서 꾹 참았엇다. 복약지에 두통이나 기타등등 부작용이 써 있어서 뭐 이정도 쯤이야~ 아픈 것도 아녀~ 하고는 의사한테는, 두통이 있지만 참을 만합니다. 뭐 참아야지요. 하하, 했었는데 지금은 그 두통이 꽤 성가시다. 엊그제 주치의가 두통약 처방해드려요? 했을 때 알아봤다. 처방은 근육통이 자꾸 생겨서 받았는데 겸사겸사가 되었다.

어느 땐 충분히 참을 수 있는 것들이 어느 땐 견딜 수 없거나 견디기 싫어질 때가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래도 항암제는 항암제인지라 뭐 이런저런 증상이 있지만 충분히 아무것도 아니다. 보름만 견디면 되는 것이고 살면서 그깟 성가심 정도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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