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가게 생겼다.
작년 봄부터 화장실이 말썽이었는데 그것 때문은 아니었지만 그때 이사 이야기가 나왔었다.
그리고는 느닷없이 두 주 전에 방 검색을 했는데 전화 한 번 했다가 그만 부동산에 담당자가 생겨서 어찌나 부지런히 방을 물어다 주던지 드디어 오늘 계약을 하고 왔다.
옛말에 이사와 결혼은 때가 있다더니...
지난 주에 사실 굉장히 마음에 드는 방이 나왔었는데 막판에 그만 고양이를 키울 수 없다길래 포기하고 말았었다. 다행이 그런대로 괜찮은 방을 구했다.
이사갈 생각하면서 사실 어디 낯설고 조용하고 햇빛 따뜻한 한가한 시골에 내려갈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어느 순간부터 햇빛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던 나...
마당에 상추도 키우고 고추도 키우고 채송화도 봉숭아도 붓꽃도 키우고... 햇볕에 빨래 널고 손그늘 만들어 하늘 한 번 올려다보고... 조만간 그러지 않을까 싶다.
글 써야지..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난다. 낮에 친구랑 통화하는데 친구의 말이 정문일침이었다.
우리가 참 많은 나이여~ 60에 데뷔하지 말고...
하하하.
60에 데뷔하면 이거 화제성 하나는 최고일 듯...
생각을 쓰는 일은 어렵지 않은데 잘 짜여진 거짓말 하는 것은 사실 힘에 부치고 온몸이 간지럽다.
이곳을 묵정밭을 만들어 놓고 나는 다른 곳에서 '나'를 감추고 글을 쓰는데... 흠... 참으로 고마운 독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나는 괜한 자부심은 물론이고 얄팍한 희열도 느낀다. 하하.
작년 봄엔 엄니가 계셨었다. 아직도 불쑥불쑥 엄니 생각을 하면서 나는 꺽꺽거린다.
살면서 누군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 별로 없는데 요즘은 진심으로 엄니가 보고 싶다. 침대에 앉아 계시던 울엄니... 그 작은 얼굴... 일초 전도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엄니와 걷던 골목이 추억처럼 창밖에 누워 있는데 조만간 모든 것은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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