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잊었나 보다.

오애도 2015. 10. 26. 12:27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좋은 일 일어나는 것보다 훨씬 큰 축복이라고 쓴 게 엊그제인데 나쁜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엄니가 다시 넘어져 무릎을 다치셨다.

전 날 많이 좋아지셔서 모처럼 밖에 나가 운동을 하고 왔건만... 그래서 이 페이스대로 나가면 꽤 많이 좋아질 거라고 믿었건만 새벽에 나 몰래 화장실에 다녀오시다가 방바닥에서 꽝!!! 하신 것이다. 보조기 끌고 오시는 걸 그만 잊고 잡을 것 없는 문에서 침대까지의 그 공간에서 넘어지신 것이다. 119 불러 병원 가려다 일단 관망 중... 심하게 부어 올랐고 열감도 있지만 다리 드는 것도 개않고 구부리는 것도 되는 걸 보면 심한 골절은 아닐 터이고 금이 간 모양이다. 금이 간 정도라면 병원에서도 결국 진통제 처방에 움직이지 않고 쉬는 처방밖에 내릴 수 없을 것이다.

하여 엄니는 이틀동안 꼬박 누워서 지내셨다. 오늘 아침 일어나니 엄니는 일어나 침대에 걸터 앉아 계셨다. 붓기도 제법 빠졌고 움직임도 많이 좋아지셨다.

한동안 또 꼼짝을 못하시겠지. 에효효~~

주말 이틀 동안 마음이 지옥을 헤매면서 아무 일 없이 엄니랑 운동 나갔던 금요일 저녁이 천국이었음을 실감했다.  

 

이미 갖고 있는 것의 고마움을 잊지 말자.

아무 일 없는   행복과 평화를 누리자.

내 몫으로 주어진 적당함을 잊고 넘치지 않는다고 혹은 모자란다고 투덜대는 짓 하지 말자.

 

나는 어느 부분에서 분명 오만했거나 어리석었거나 건방지게 굴었는지 모른다.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지...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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