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시험기간이다.
자습으로 시험 공부 열심히 하는 아이들 옆에서 나는 바느질을 시작했다.
시간이 좀 걸리고 단순하고 그러면서 꼼꼼하고 명품스러운 보스톤백을 만들 생각... 백원짜리 동전보다 약간 큰 핵사곤... 한 면에 200피스다. 아이들은 웃는다. 한석봉과 엄마 같아요. 나는 바느질을 할테니 너희는 공부를 하거라... ㅋㅋㅋㅋ
5월부터는 가방 들고 다닐 일이 꽤 있을 거 같아서 가방만 줄줄이 만들고 있다.
지지난 주에 멀리서 친구가 찾아와 이틀 정도 있다가 갔다. 그날 신 배추김치 대신 열무김치 한 팩을 사려고 들여다 보다가 대신 열무 한 단을 사 와서 밤중에 김치를 담갔다.
열무가 어찌나 연한지 입에 넣고 씹으면 아사삭 소리가 아기의 여린 피부같은 느낌이 든다. -뭐라는겨?-
다음 날 양푼에 밥 넣고 된장찌개 끓여 썩썩 비벼 둘이 먹었다.
대학생 제자가 전주에 갔다가 저 유명한 쵸코파이를 사갖고 왔다.
굉장히 고급스럽게 농후한 맛이다. 여기저기 이 사람 저 사람 나눠 먹고 두어 개 남았다.
엄니 오시믄 드리려고 냉동실에 넣어 놨다.
매주 1:100 신청을 하고는 문제 풀이를 했다. 출연하겠다는 욕심보다는 문제 푸는 게 재밌어서 하는 것이었는데 지난 주에 연락이 와서 어제 녹화를 했다. 실력보다는 운과 감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터라 늘 결과는 그렇고 그렇다.
광희 군과 요즘 핫 한 최현석셰프가 어제 출연자.
광희 군은 놀라우리만치 구여운 청년이었고 최셰프는 또 놀라우리만치 여러 면에서 괜찮은 친구...
비오는데 저녁에 녹화하고 집으로 왔다. 오며 가며 전철 안에서 바느질.... 하다가 내려야할 곳 지나 내려서 엉뚱한 곳에서 헤매다 왔다.
조만간 엄니가 다시 오실 것이다.
엄니 생각하면서 문득 내가 쓰고 싶은 -드라마든 시나리오든-이야기의 마지막 대사가 떠올랐다.
추적자의 박경수 작가나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도 마지막 대사가 먼저 떠올랐고 그걸 쓰겠다는 의지로 작품을 썼다고 했다. 나도 그럴까? ㅎㅎ
엊그제 나는 아이들한테 그 마지막 대사를 들려줬고 아이들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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