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에 모처럼 교보 문고엘 다녀왔습니다.
다 쓴 볼펜 리필심도 사오고 수정 테이프도 사고 포스트 잇도 사고 퀼트 사이트에서 파는 드레스업 단추도 사왔지요. -퀼트 사이트보다 꽤 쌌다-
항상 문구코너에 들어가면 내 것도 아닌데 부자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색깔 별로 펜들도 다아 있고 형광펜도 여러 개 있는데 괜히 이런 핑계 저런 핑계 대면서 괜히 하나씩 더 사옵니다.
동네 문구점이 없어지기도 했지만 하여 저렇게 리필심이 떨어지면 기다렸다는 듯이 터덜터덜 걸어갔다 오지요.
오는 길에 시원한 냉모밀 한 그릇을 먹으려고 자주 가는 신분당선 쪽의 라멘집에 들렀더니 사람들이 주욱 줄 서 있길레 그냥 지나왔습니다. 다른 집엘 갔더니 거긴 휴가 중...
오늘의 운세인 모양입니다.
할 수 없이 엄니 좋아하는 31 아이스크림 한 통 사들고 돌아왔습니다.
한겨울 들에 나가 씀바귀를 만나보라...는 도종환의 시 한 구절이 문득, 한여름 터덜터덜 강남역을 나가보라...는 구절로 대치될 만큼 어제의 그곳엔 활력이 넘쳤습니다. 각자의 얼굴로 몸짓으로 사람들은 걸어가고 그 번잡스러움을 보고 있자면 대단한 치열함과 싱싱한 생기 같은 게 느껴집니다. 그것도 아주 쿠울하게...
심심해서 면허 시험이나 치러볼까 생각하고 저런 문제집을 사왔습니다.
첫페이지부터 꼼꼼하게 보는데 뭐 사소한 것에서도 삶의 양태를 읽어내는 인간인지라 소위 '정의'라는 개념을 온몸으로 실감하며 보고 있지요.
아이들과 사회 수업을 할 때 법의 목적이 정의의 실현이다... 고 설명하면서 자주 교통법규를 예를 들어줍니다. 보행자는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자기 몫이 있는 것이고 그래서 파란불일 때 건너도록 법으로 정한 것이지. 만약 그것을 어기고 빨간불일 때 건너는 것은 운전자의 안전하게 운전해야 하는 몫을 보행자가 침범한 것이 된단다. 하여 법에서의 정의의 실현이란 각자 개인의 몫을 각자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 뭐 대충 그런 것이니라. 하여 정의의 실현이라는 것이 대단히 큰 것만이 아니고 사소한 것을 잘 지켜야 하는 것도 그야말로 정의사회구현이 되는 것이다.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안 지키면 그건 다른 사람의 안전해야할 몫을 가로채는 것이 되고 그런 사회가 어찌 정의로운 사회가 되겠느냐?
그러데 세상은 거창하게 사회정의 따위는 내세우면서 그런 사소한 것들은 우습게 여기는 경우가 많지.
하여 정의의 이름으로 스스로 얼마나 정의로운 사람인지 살펴보거라. 개인주의는 정의로운 것이지만 이기주의는 정의롭지 못한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지. ㅋㅋㅋ
하여 논리적으로 어떤 것이 정의로운 것인지만 생각할 수 있으면 특별히 공부 안해도 맞힐 수 있을 거 같은 예감이!!!
앞으로는 다른 사람 운전할 때 관심 좀 가져봐야겠습니다.
나란 인간은 세상의 모든 것에 꽤 관심 있고 흥미로워하는데 그동안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수많은 차를 탔음에도 불구하고 운전이라는 것에는 눈길 한 번 준 적이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흠....
공부는 하겠지만 시험은 언제 볼 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것이든 물리적인 것을 배울 때 책의 첫장을 열 때는 늘 설렙니다. 하하하
엄니는 지난 월요일부터 부축해서 기적처럼 화장실에 다니십니다.
그만하기 다행이지요. 엄니 운신하는 거 보면서 감사함이 뭉클뭉클합니다.
어제까지 기분도 최상이었는데 오늘은 조금 우울하신 모양입니다. 비도 오고 그러다 보니 다친 곳이 더 아프시겠지요. 기운없이 '내가 못 일어날라부다... '하시길레 그런 소리 마셔유~ 했습니다. 엄니 진짜 운 좋은겨~ 그렇게 넘어졌으면 엉치뼈 나가고 고관절 부러졌을 수도 있는데 그 정도 근육통으로 끝났으믄 하늘이 도운겨요.
거짓말 안 보태고 나는 정말 그렇게 믿습니다.
어쨌거나 태풍이나 허리케인으로 불리는 열대성 저기압이 물리적으로 많은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뭄을 해소한다거나 바닷물을 섞어서 오염을 완화시킨다거나 더위를 쫓기도 하는 것처럼 엄니의 이번 사고가 물리적으로는 아프셨지만 놀라우리만치 맑고 깨끗한 정신으로 돌아오게 한 것 같습니다.
누워계셨지만 유쾌하셨고 총기스러우셨고 따뜻해지셨거든요. 어떤 원리로 그리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이라는 게 어느 땐 그 일부인 인간의 얄팍한 원리로 이해하기엔 대단히 불가해하기도 한 터라 그 불가해함의 긍정적 현상을 믿고 싶습니다. ^^
그리고...
안구정화!! 멋진 주원군.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 주인공 역을 맡아서 캐릭터에 빙의 중인 모양입니다.
오구오구. 이쁩니다. 보고 있으면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간다는...ㅋㅋ
그런 의미로 저 친구는 내게 다대한 봉사를 하고 있는 겁니다.
'나, 일상, 삶, 그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 가는 중 (0) | 2014.08.26 |
---|---|
오후에 마신 커피... (0) | 2014.08.10 |
벌써 일 주일 (0) | 2014.07.28 |
사고2 (0) | 2014.07.22 |
혼자서... (0) | 2014.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