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단상들.

오애도 2014. 2. 8. 11:39

실수가 부끄럽고 싫어서 두려워하면서 살았다.  조심조심 언제나 경계하면서 살았는데 문득 돌아보니 실수는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온통 '실패' 투성이... 부끄럽다.

 

실수를 피하려다 만나는 부끄러운 실패들. 실패보다는 실수가 백 배는 낫다.

우정도 사랑도 결혼도 헤어짐이나 만남도...

 

며칠 전의 트윗...

열 네살짜리 제자가 보더니 말했다.

선생님, 정말 이상한 남자 만날까봐 결혼도 안 하고 사셨는데....-까지 듣고 나는 어라, 짜식 센스가 있네, 생각했는데 다음 말이- 그만 폭삭 늙으셨어요.

했다. 난 빵!!! 터져서 으흐흐 큭큭큭 킬킬킬 웃었다.

뭐  날 비꼬거나 디스할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진지한 평가가 얼마나 재기발랄했던지 모처럼 광대를 올리며 웃었다.  

그래 결혼을 하기엔 폭삭 늙은 나이지... ㅋㅋㅋ.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보고 있다. 길어서 빨리감기 1.2배로 본다는...

그럴 때마다 난 생각한다. 시간을 당기는 일이 가능하다니... 얼마나 놀라운 매커니즘인가?

또한 좋은 것은 천천히 반복해서 그리고 잠시 멈춤으로 설렘이나 기쁨조차도 조절이 가능하다.

 우리는 넘쳐나는 것의 홍수 속에 살면서 끊임없는, 더 크고 더 빠르고 더 많은 것에의 욕망으로 한없는 결핍의 정서만 가득한 천박한 일상 속에 있다.

 

 다시 그야말로 '학문'에의 욕구가 스멀스멀 가려움증처럼 혹은 발작처럼 일어난다. 어쩌면 내가 가장 유능하게 할 수 있는 것일지도...

 

재능이란 그릇과 같아. 아무리 노력해도 그 사이즈는 쉽사리 바뀌지 않아. 그리고 일정한 양을 넘으면 물은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아.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체가 없는 다자키 쓰쿠르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에서...

 

난 어떤 재능이 있을까를 생각해 보다가 그 그릇을 최대한 채우려고 노력은 해 봤는지를 생각해 봤다.

결론은....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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