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공원에 다녀왔습니다.
날이면 날마다 그리고 종일, 사전과 씨름을 했더니 그만 시쳇말로 토나올 것 같아서요.
미술관을 한 바퀴 돌고-밖으로만- 서울랜드 쪽으로 가다가 멀리 보이는 풍경이 그날따라 동화 속의 그림같아서....
바람은 불었지만 날씨는 따뜻해서 폴라스웨터 더워서 혼났습니다.
봄이 되니 고양이들이 도처에...
얘들은 같이 태어난 것들인 모양입니다. 한 마리는 붙임성이 있어서 바짓가랑이 근처에 와서 알짱거리더군요. 비슷한 위치에 비슷한 포즈로 앉아 있는게 입가에 저절로 웃음이 배어 나옵니다.
역시!!! 우리집 똘똘이는 아주 자알 생긴 녀석이라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이!!
도우넛과 커피 사들고 테이블에 앉아 역시 우리말 공부를!!!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의 고유어 부분은 한 번 좌악 훑고 알아야 할 단어를 공책에 썼더니 저렇게 세권이 됐습니다. 평균 하루에 열시간 가까이 들여다봐서 한 달 좀 안 걸렸습니다.
지금은... 새로 산 민중 에센스 국어사전을 반 조금 넘게 봤습니다.
컴퓨터로 보다가 놓친 것들 찾아서 체크해가며 이번엔 해설 없이 다른 공책에 적고 있는 터라 모두 네 권...
엊그제 온 사촌 언니가 보더니 혀를 내둘렀습니다.
스스로도 이렇게 공부했으면 입시에서 전국수석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ㅋ
돌아서면 생각나는 게 별로 없지만 굉장히 밀도있고 집중력있는 작업입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지경.
본방 보면 마지막 달인 십자말 풀이에서 딱 두 개가 틀리던데 그야말로 그 두 개 안 틀리기 위해서 이러고 있는 것입니다. ^^;;
일단 다아 정리되면 차근차근 외워 익혀야 합니다.
아직은 눈 아플 정도는 아니라서 좋은 시력에 날이면 날마다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대신 단시간내에 클릭질과 필기로 한쪽만 과다하게 썼더니 오른 쪽 어깨통증과 엘보 증세가...
착한 제자들이 예심 일등했다고 파티준비를 해왔습니다. ㅋㅋㅋ
케이크도 들고 와서 1로된 초에 불도 켜 줬다는...
하하하.
이러고 초장에 떨어지면 망신인데 걱정입니다.
마트에 갔더니 닭도리탕-이게 일본식 말이라는데 나는 아무래도 순 우리말 같다는 생각. 울엄니 어려서 저렇게 툭툭 자른 것을 도리친다고 했던 기억. 즉 도리쳐서 자박하게 끓였다는 뜻은 아닐까?-용 닭을 반값에 할인하길레 사와서 감자 넣고 닭볶음탕을 했습니다. 저런 요리는 대충 손가는대로 툭툭 집어넣고 해도 맛있게 되는데 이번엔 특별히 더 맛있게 돼서 혼자 먹기 아쉬웠지요. 물론 한 사흘 먹었더니 그만 입에서 닭냄새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
온마음과 시간을 바쳐 해야할 일이 있다는 것에 아침에 눈뜨면 제법 맘이 설렙니다. 이러다가 용두사미가 될진 모르겠지만 이야~ 그동안은 굉장히 밀도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툭툭!! 어깨 쳐주며 잘해!! 라고 말해주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