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으아아!!!

오애도 2012. 11. 10. 13:09

죽을 뻔 했습니다. ㅋㅋ

예비소집 전날부터 급성 위염증세로 데굴데굴 새벽까지 배 부여잡고 뒹굴었습니다. 시험 끝나는 날이 최악이었구요.

결국 오늘 병원 다녀왔습니다. 증세는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걱정은 안됐지만 혹 담석증일 확률도 있으니까 나중에 검사해 보자고 하더군요.

열흘 전부터 몸살기도 아닌 것이 열이 나길레 하루에 한 번씩 그것도 종류별로 타이레놀, 이부프로펜, 아스피린을 한 알씩 먹었는데 그게 원인이었던 모양입니다.

 재밌게도 예비소집하는 날 하도 아파서 시험장 사전답사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죽을 두 통이나 사와서 내리 죽만 먹었습니다. ㅋㅋㅋ. 시험 당일에도 아침에 죽 먹고 점심은 도시락 싸가서 자알 먹었는데 그게 사단이었는지 어쨌든 돌아와 새벽 세시까지 에고 아부지, 아고 어머니... 하면서 버텼습니다. 죽먹고 시험 봤으니 죽 쑤는게 당연!!! ㅋㅋㅋㅋ 이라고 하고 싶지만 결과는 정말 공부하면서 예측한대로였고 딱!!! 그만큼 나왔으니 된 것인데-잘 나왔다는 뜻이 아니라 실력만큼 풀었다는 말- 아무래도 죄 받은 거 같아요. 남들은 사생결단 하면서 보는 시험을 연습삼아라니... 결국 어느 면으로는 선량한-??- 학생들 등급 깎아먹는 일에 아주 조금은 일조를 했을 수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어젯밤은 응급실 가려고 나섰다가 가는 길에 가라앉아서 그냥 돌아왔습니다.

 살면서 지금까지 신경성 위염이니 급성 위염 따위를 걸려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나일 먹은 탓일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무리 부담없이 시험 본다고 해도 맘과 달리 몸이 알아서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지난 여름에 똑같은 증세로 한참 고생을 했었기에 이번에도 그냥저냥 버틴다는 게 정말 하늘이 노랄 정도로 사흘 밤을 새고 보니 정말 미련 곰탱이가 따로 없습니다.

 어쨌거나 시험은 끝났고 결과가 대단히 궁금하지도 않아서 점수도 대충 어제 몇과목만 맞춰봤습니다.

모두들 이제 그만하면 됐다... 내년에 보는 거 하지마라... 하더군요. 다분히 신비주의적인 인간인 나는 이번 고생이 주제파악이나 자알 하고 살으라는 그야말로 건방떨지 말라는 경고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반면에 시작이 어려우면 끝이 좋다는 내 나름의 철학을 시험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구요. 당분간은 부담없이 수학공부나 실실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확실할 때까진 덤비지 말자!! 를 새삼 깨닫게 해 준 것입니다. 그나마 잘 나온 언어영역이나 사탐의 세계사 국사 이런 거 나보다 못 본 친구들에게는 미안함을 전합니다.

 그래도 지난 여름,  치열하게 책상앞에 앉아서 뭔가 할 게 있어서 충실했던 시간은 참 행복했었습니다.

꿈은 먼 곳에 있을 때 사실 가장 아름답지요....

용기 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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