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가을 저녁 나절.

오애도 2012. 10. 30. 19:14

 명색이 시험이 코앞인 수험생인데 날이면 날마다 약속에 띵가띵가 놀고 있다.

이런저런 만나자는 약속에 전혀 거절 안하고 만나는 것은 물론이요, 거의 매일 혼자서 남산도 가고 대공원도 가고...

지금 쯤 초조 불안한 진짜 수험생들에게 미안하다.

어쨌건...

지난 목요일에 친구들과 만나 점심 먹고-시험 대박 기원 스테이크도 얻어 먹음.ㅋㅋ- 버스 타고 과천 대공원엘 갔었다. 그때는 단풍이 절정은 아니었는데 어제 혼자 갔을 때는 며칠 사이에 확 색깔이 짙어졌다.

 

어제 아침 문득 바쁜 주말 보내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집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주섬주섬 보따리를 싸고는 과천행 버스를 타고 시내에 내려 점심을 먹은 후 지난 번 알게 된 길을 따라 슬슬 걸어갔었다.

역시 혼자 걸어도 좋고 여럿이 걸어도 좋을 때다. 요새는...

 

테이블에 앉아 국사문제 좀 풀다가 어둑해질 무렵 혼자 걸어오는데 저렇게 조용하고 고즈넉한 풍경이 시선을 끌었다.    

 

여긴 미술관 근처...

가을풍경은 쓸쓸하다. 봄날의 꽃이 핀 풍경과는 분명 다르다.

 

미술관 가는 길... 월요일이라 한가하다는...

지난 주 풍성하게 매달렸던 나뭇잎들이 며칠 새에 낙엽이 되어 버린 관계로 나무 모양새는 머리칼 별로 없는 불쌍한 내 정수리 모양새가 됐다. 그래도 참 좋았던 길...

 

 

 

아까 낮에 지인으로부터 수험생 용 엿이나 찹쌀떡 초콜릿 대신 보온 도시락을 선물 받았다. - 도시락 값이 그리 비싼지 처음 알았다.- 나중에, 반드시 대학은 아니래도 사무실 출근이나 이런 거 하게 되면 도시락 싸서 다니고 싶을만큼 견고하고 맘에 든다.

문득, 여기저기 소문만 무성하게 내 놓고 결과는 쪽박일 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이렇게 폭삭한 파우치도 있다.

 

집에 와서 끌러 보면서 나는 문득 젊을 때 혹은 어릴 때 이만큼의 여유가 있어서 죽어라 공부를 할 수 있었다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는 확실히 지금보다는 명민했을 터이니 이렇게 깜빡깜빡하는 정신때문에 울화가 치미는 일은 없었을 테니 말이다. 

이해나 통찰만으로는 안되는 단순한 암기가 필요한 개념들이 턱턱!! 발길을 막기 때문이다. 게다가 뭐 이건 어떻게 개선의 여지가 없는 증세이기도 해서 정말 물리적인 노가다-??-가 필요할 뿐인 것이다.

결국 생각해보면 사람은 누구 말대로 이십대까지 배운 것들을 천천히 말하면서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때가 지나면 나아질런지는... 모르겠다.

내일도 역시 도시락의 성능도 시험해 볼겸 도시락 싸서 대공원에나 다녀올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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