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조용한 날...

오애도 2012. 4. 12. 12:32

어제 동대문 시장은 쉬지 않았다. 하여 주머니에 손 넣고 돌아다니며 구경하다 사 온 것들....

색색의 지퍼, 묵직하고 질감 좋은 레이스 단, 장식용 레이스 꽃, 진달래 색 퀼팅실, 블루의 아즈미노 무지 천...

지갑에 십마넌 딱 넣고 가서 이것저것 땡기는대로 사겠다고 결심하고 가면 정말 십마넌은 굉장히 큰 돈이다. 살 것도 많고 사고 나서도 흐뭇하고... 물론 십마넌은 커녕 오마넌도 안 쓰고 돌아왔지만...

 

 

다음에 광장시장 들러 칼만두를 먹고 오는 길에 녹두전 하나랑 고기전 하나를 사왔다.

녹두전은 저녁에 얼라들 배고프다길레 데워주고 저건 좀 전에 먹은 고기전..

뭐 동그랑땡의 비기스트 버젼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양파와 마늘이 많이 들어가고 고기는 그닥 많지 않지만 이처넌이면 가격대비 훌륭한 비쥬얼이다

 

 

이건 녹두전과 고기전 찍어 먹는 양파 간장... 식초맛이 강하지만 튀기다시피한 녹두전의 기름맛을 많이 중화시켜준다.

 

 

그 전날은 결심대로 비가 질질 오는데 우산 쓰고 과천엘 갔었다. 대공원엔 안 가고 전철 타려고 내린 과천 시내만 어슬렁거렸다. -예전에 학원 근무를 6개월 쯤 했었다- 그 동네는 참 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하고 오소독스하고 멜랑꼬리하고  뭐 어쩌구... 여튼 살아보면 좋을 거 같다. 과천 외곽으로 시골동네가 있는 것 같던데 그 쪽에 방 얻어 나중에 가서 살아봐야지. 흠...

가면서 보니 제법 벚꽃이 피었고 목련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까지 부풀어 있었는데 어제는 제법 터져서 보기가 좋았었다. 목련이라는 것은 그렇게 터지기 직전이나 막 터졌을 때가 최고인 듯... 그렇게 봄은, 아니 꽃들은 불쑥 찾아와서 아는 체를 한다.

 

어제는 행담도에 있는 친구가 내일-오늘- 동백꽃을 보러 선운사엘 간다고 토크가 왔었다.

나도 가고 싶다으다으... 하고 징징댔는데 대체 난 뭐 하고 있는 거이란 말인가.

 

여튼 빌빌한 장 보는 것 그만두고 운동화 끈 메고 나가야겠다.

 

어제 투표하러 갔다가 잠깐 주민등록증을 잃어버렸었다. 바로 문앞에서 생각나 한참을 뒤적이다가 없어서 들어갔더니 내 뒤의 시민-??-이 기표소 안에서 주워 맡겨 놓은 것을 찾았다.  한참 전 대선에서는 그만 지갑을 놓고 나왔었는데...

징크스다.

선거결과를 보며 어떤 일이든 지나친 호들갑과 단정적 사고와 언어는 늘 뒷감당의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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