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

이야. 재밌는 꿈!!

오애도 2012. 1. 12. 11:55

사소한 것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꿈을 꾸면 기록을 해 둔다. 이전에는 꿈 카테고리에 비공개글로 기록을 하다가 요즘은 매일 쓰는 노트에 쓰는데 실현이 되는 경우에는 코멘트를 달아 놓는다. 나중에 꿈해몽으로 먹고 살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래도 좋은 자료가 되겠지. 혹 나 죽고 나서 이런 기록이 쓸 데가 있을지도...

여하간 때때로 실현되는 양상을 보면 굉장히 재밌고 놀랍다.

 

한참 전 꿈에 배우 안성기와 최불암이 나와서 나랑 어깨 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었었다. 깨고 나서 나는 단번에 어떤 의미인지  알아냈다.

그 때는 유니세프에 아우인형을 만들어 보낸 후였는데 그 꿈 꾼 후 유니세프 홈에 들어가봤더니 역시 내가 보낸 인형 사진이 친구거랑 나란히 올라 있었다. 흠... 그런데 안성기는 오랫동안 유니세프 홍보대사여서 그랬다쳐도 최불암은 무슨 의미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거의 5년동안 내게 공부하러 오는 아이가 있다.

재작년 쯤 엄마가 케이크 가게를 내서 바쁘다는 애길 했었다. 그리고 작년에는 그 케이크 집을 그만뒀다는 얘길 들었고 얼마 지나 다시 다른 곳에 열기 위한 준비로 바쁘다는 소식... 그리고 이번에 다시 가게를 오픈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득 그 훨씬 전 꿈에 그 아이 엄마와 내가 동업으로 분점을 내기로 했는데 신사동인지, 압구정동인지.... 라는 식으로 짧게 기록했던 생각이 났다. 이건 걔한테 케이크집 열었다는 소식은 커녕 열지도 않았을 때일 것이다.

그 아이가 가게를 낸 곳이 압구정동-극장 있는 곳이라면 대충 어디 쯤인지 알 듯..- 이라는 말을 듣고 그 기록을 찾다가 그만뒀는데 세상에!!! 오늘 찾아냈다. 그렇게 오래 전에 꿨으리라는 생각은 안 들어서 앞쪽에서 찾았더만...

정확하게 2009년 4월 30일에 꿨고 5월 1일에 썼다.   짧게 두 줄 이었는데 동업한다고 상의했다는 얘기와 끝말이 앞에 얘기한 압구정동인지 신사동인지.... 였다.

흠....

어째서 2년이 훨씬 지나 일어날 일을 그것도  나와 그닥 상관없는 일의 예지몽을 꿨는지는 참으로 불가사의하다. 게다가 아마 그곳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신사동일거고 불리기는 압구정동으로 불리는 곳이리라. 우리가 흔히 압구정동으로 부르는 로데오거리는 행정구역상 신사동이다.

 

그런데  꿈에서는 분점을 어디다 낼 것인지 나랑 상의를 했지만 며칠 전에 동생 수업을 새로 하게 되서 진짜로 엄마와 통화를 하게 되었었다. 시간을 정하고 언제부터 할 것인지 이것저것 얘기를 했는데 어쩌면 그 상황의 예지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동생이 새로 수업을 하게 됐고 그건 형때문이니까 분점-??-의 개념하고 그닥 동떨어진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신사동 압구정동은 정말 놀랍다. ㅋㅋ.

 

그 외에 사소한 꿈의 실현들을 보자면 정말 무릎을 치게 만든다.

 

두어달 전에 아주 특이하고 선명한 꿈을 꾸었다. 아무리 해석을 해도 늘 빗나갔는데 드디어 엊그제 실마리를 풀었다. 하지만 그게 확실한지는 좀 두고봐야겠지만 만약 그게 맞는다면 신문에 날 일이다. ㅋㅋ

 

꿈에서 언어의 놀라운 상징성을 풀어내는 일은 기호체계인 언어가 어떻게 영적인 세계로 들어가 그것을 규정짓고 해석해서 재창조하는 과정까지 알아내야 하는 그야말로 다중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검증받기 어려울 것이고 인정받기도 어려울 것이다. 흔히 꿈은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지만 언어학이니  인류학 민속학  뭐 이런 요소로 접근하는 게 더 나을지도...

 뭐 그러기나 말기나 나는 재밌다. 학문적인 인정이나 검증 따윈 없어도 경험과 통계로도 충분히 내가 믿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꿈에서 미역국을 먹으면 수헙생은 떨어지는데 이건 그 언어를 쓰는 언중들 사이에서만 통할 것이다. 흔히 미역국 먹었다는 말이 시험에 떨어졌다... 라는 말의 관용적 성격이 통하는 세계에서만....

 뭐 서양사람도 미역국 먹는 꿈 꾸고 시험에 떨어진 경험이 있다면 할 말은 없지만서도...

김장하는 꿈이 적금을 들거나 저축하는 꿈인 이유는 김장 그야말로 금을 저장한다는 말하고 발음이 같기 때문이 아닐까? 돼지 꿈이 돈 꿈인 이유는 돼지는 한자로 돈-豚-으로 쓰고 읽기 때문이지만 느낌에 돼지꿈 꾸고 생기는 돈은 그닥 오래 갈 것 같지 않다는 생각. 똥꿈 꾸고 생기는 돈도 그렇고...

 그것은 길게 오래 갈 수 있는 사물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차라리 맑은 물이 솟아나는 꿈이라면 돈이 생겨도 오랫동안 당사자 뿐만 아니라 주위 여러사람에게도 복을 주는 꿈일 듯...

 

여하간 연초에 꾸는 꿈 중에 선명하고 기억에 남는 꿈은 일 년을 예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째 올 해는 그닥 꿈이 없다. 대박 꿈 같은 것도 없으니까 당연히 끔찍한 흉몽도 없겠지.

늘 하는 얘기지만 좋은 일 일어나기보다는 나쁜 일 일어나지 않은 게 평화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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