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 저녁에 선물이 왔습니다. ^^
요새 밥 별로 안 비싸요~~ 하던 녀석의 엄니께서 과일과 떡 한팩을 갖고 오셔서 내려놓고 가셨지요.
흠... 다른 알라들에 비해 장난이 좀 심해서, 맨날 나한테 지청구를 먹는데 다른 애들은 무지하게 재밌어 합니다. 나는 먼지털이 들고 설치다 지쳐서-때리려고 하는 게아니라 결벽증이 있어서 어떤 무엇보다 그걸 무서워한다는..-
나중에 쟤는 큰 인물 될거다. 한 삼십년 후 쯤, 어느 날 불쑥 샘 나와보세요~ 하고 전화 해서 시골집 문 열고 나가면,
선생님, 제가 선생님 불편하실가봐 길 닦아놨습니다. 아 이놈들 뭐해? 선생님께 인사드려야지...
네 형님!!! 촥!!!!
그리고는, 갈비하고 과일 좀 사왔는데 많이 드십시오...
얘들아 뭐하냐?? 짐 내리지 않고!!
네 형님!!!
하고 트렁크 뚜껑 열고 갈빗짝이며 과일상자며 주섬주섬 내려놓고는 그럼 나중에 또 오겠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십시오!! 하고는 짜잔~~ 하고 떠날거야.
아마 제일 큰 인물 될꺼다..
어쩌구 하면서 킬킬댑니다. 그러면 애들은 뒤로 넘어갑니다.
뭐 사실 의리나 스케일 큰 걸로 치면 뒷골목 스타일이 훨씬 낫습니다. 물론, 범생이거나 너무나 여우같아서 실수도 실패도 안하려고 하는 아이들한테 모자라는 것을 갖고 있다는 뜻으로 얘기한 것인데 친구는 듣더니 괜히 애들한테 뒷골목 세계를 미화시켜 왜곡된 인상을 심어주는 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뭐 설마 선생이 애들한테 정말로 뒷골목의 보스가 되라고 할 리는 없는 법...
여하간 불쑥불쑥 의리있고 효성스러운 모습이 보여 속으로 놀라기도 합니다.
그리고 검은 봉지안에 들어 있던 백설기 한 팩....
떡을 사면서 '나'를 위해 따로 생각했을 마음이 짐작이 되어 입끝이 올라갑니다.
어제는 소원대로 점심에 아웃백에 가서 스테이크를 먹었습니다. 점심먹고 뜨개강습 갔다가 백화점에 들러 화장품을 사고 다시 터미널에 들러 고속버스표 예매를 하고 왔습니다. -석탄일에 지리산으로 여행을 가기로 해서리...- 그리고는 터미널 상가를 어슬렁거리다 필기구 한 주먹을 사왔습니다. 시험기간 내에 빨간 볼펜 없어서 잘 못 가르쳤거든요. ㅋㅋ. 가끔 알라들은 네임펜 없어요~~ 하고 찾고, 몇 개 사다 놓으면 슬슬, 선생님, 저 이거 가지면 안돼요? 하고는 집어가기도 합니다. 여하간 필기구 사는 일은 즐겁습니다... 아니 돈 쓰는 일이 즐거운 건가??!!!
지난 월요일, 열 두시까지 공부하고 간 바로 이웃에 사는 알라한테 문자가 왔습니다.
샘, 몇시에 끝나요?
와?
아빠가 낚시 가셔서 고기를 잡아 오셨는데 회좀 드리나... 하고 엄마가 물어보라는데요?
글쎄? -솔직히 나는 회 맛을 잘 모른다-
자연산 광어하고 우럭하고 맛이 죽여요? 드려요?
두 시 넘어 끝날거다-옆에서 공부하던 고딩 아이가 선생님 저 무쟈게 좋아하요. 달라고 하세요... 채근-
나는 개안은데 니가 좀전에 본 예쁜 누나가 달랜다... ㅋㅋ
그럼 좀 있다 갖고 갈께요. 매운탕거리도 드리라는데 어쩔갑쇼? 실음 말구요...
이눔아 나는 회보다 찌개를 더 좋아한다...
하여 그 밤중에 자연산 우럭회를 초고추장과 깻잎과 함께 들고 왔습니다. 찌개거리는 아무 생각없이 받자마자 냉장고에 넣었구요. 회는 나보다 고딩아이가 얌냠 더 많이 먹으면서-사실은 거의 다~~- 이거 정말 맛있어요. 하더군요.
그리고는 어제 저녁 생각나서 찌개를 끓여야지... 하고 꺼냈더니 옴마나!!! 작지만 우럭 통짜 두 마리였다는... 나는 머리나 뼈 이런 게 있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여 담백하게 다시마 국물에 무우넣고 끓여 자알 먹었습니다. ㅋㅋ
울엄니표 돌 미나리도 한 줌 넣고....
국물맛 최고!!!
전날엔 잠깐 낮에 남산에 올라갔습니다. 웬 크리스마스 트리??가 아니고 열쇠로 만든 트리입니다. 각자 사연들 한 마디씩 써서 주욱 매달아 놨는데 제법 명물스런 분위기가...
대부분 연인들의 사연입니다. 나는 저렇게 매달아 놨다가 세월이 흘러 둘이 다시 와서 열어보는개벼~~ 했더니 친구는 그게 아니고 저렇게 매달아 놓고 열쇠는 버리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허긴...
어느 날 싸우고 혹은 헤어지고 나서 홧김에- 이거 삼류 에로영화 제목을 극장 간판에서 본 적이 있어서 자꾸 생각나는... ㅋㅋ- 열어서 떼 버리면 의미가 없겠구나... 싶더군요.
모처럼 낮에 가서리 야경 대신 봤던 서울 시내 모습...
분수도 힘차게 중력을 거부하고 치솟고 있습니다.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만개한 꽃들로 제법 멋있습니다.
지난 번 시골행에서 울엄니 뜯으신 돌미나리 갖고 왔었습니다. 인스턴트 쫄면에 오이랑 같이 넣어서 먹었지요. 며칠 겉절이 해서 뜨건 밥에 먹었는데도 다아 못 먹어서 -시험 기간엔 먹을 새가 없다- 어제 보니 누렇게 돼 있더군요. 대충 다듬어 매운탕에 넣었지요.
지난 주 화요일인지... 서울 대공원에 갔었습니다. 그 전에 갔을 때 꽃송이 하나도 안 폈더니만 며칠 사이에 활짝!!! 피었습니다. 한 송이도 안 떨어진 걸 보면 정말로 금방 피워낸 것들입니다.
생전 처음-??- 리프트 타 봤습니다. ㅋ
다음 날엔 청계산엘 갔었습니다. 나는 홍매화라고 생각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
모처럼 쉬는 주말입니다. 곗날이라 청소를 해야겠습니다. 아침에 깍깍!!! 까치가 울던데 혹 곗돈 타려나?? ㅋㅋ
말 할 수 없는 평화가 집안 가득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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