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바빴던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야말로 바빠서... 뜨개질 할 시간이 없었고 책읽을 시간이 없었고 바느질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그렇게 늘상 하는 일이거나 해야 하는 일은 결코 '일'이 아니고 바쁜 것이 아닌 것이겠지요.
주말에 친구들과 계모임으로 청평엘 다녀왔습니다. 떠나기 전 날 속리산행을 했었고 이미 두번이나 산행이 있었던 터라 결코 네버 절대로 산엔 오르지 않을 거라고 결심을 했건만 늘 그렇듯 굳은 결심과 철저한 계획과 확실한 듯 보이는 약속은 깨지는 법. 결국은 오지게 산을 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어제 새벽에 출발해 집에 도착해 다시 열 시간 남짓 수업을 했습니다. 목은 꽈악 잠겨서 수업하는 동안 좀 힘들기는 했지만, 이야~~ 자고 일어나니 몸은 개운해져서 피로감은 사라졌습니다. 흠....
원래는 오늘도 산행 계획이었다가 취소하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친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몸은 얼마나 튼튼해졌는지 근육통 따위도 없고 다시 으쌰~~ 청계산 매봉이라도 오를 지경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두어달 동안은 과한 운동은 안해!! 하고 결심했건만... 정말 흑흑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가계부를 쓰고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은행일을 봤습니다.
그렇게 다시 평화롭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여행의 좋은 점은 그렇게 일상에의 복귀에서 오는 행복을 환기해 주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목 잠긴 것만 빼면 나무랄 데 없는 아침입니다.
달착지근하게 가슴이 설레는 일이나 화들짝 호들갑을 떨어댈 일이나 집요하게 탐을 내거나 미친듯한 감동이나 감격 따위가 일어날 것 같지는 않지만 그저 물밑 같은 날들입니다.
그렇게 나일 먹고, 그렇게 늙어가고 그렇게 살아가고 그렇게 지나가는 것이겠지요.
그리하여 분명 남은 삶에서 또 하나의 산 모퉁이를 돌면 거기엔 더 따뜻하고 더 고즈넉하고 더 아름다운 나만의 휴식처와 길이 마련되어 있을 게 확실합니다. ^^ 산을 넘는 일은 지나간 듯하고 그저 모퉁이만 돌아가면 되는 날들만 남았다고...... 응석같은 기대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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