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알라들 시험이 끝났습니다.
어제까지 아침 먹고 내리 굶어가면서 새벽까지 바빴습니다. 목소리는 맛이 갔고 집은 폭탄맞은 꼴입니다. 시험 다 보기 전까지는 싹싹 쓸어내는 짓을 안 하는 터라 대충 정리만 했습니다.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백점이요~~ 혹은, 죽 쒔어요~~ 하는 문자가 안 옵니다. 뭐 사이드로 해 주는 변두리 과목이 마지막인 탓도 있겠지요. 한 녀석이 가정 과목에서만 두 개 틀렸어요. 죄송해요 ㅠㅠ. 하는 문자가 온 걸 보니 시험은 끝난 모양입니다.
그건 정말 비극이군. 그래도 열심히 했으니까 잘 한거다. 시험보느라 애썼으니까 잘 쉬고 잘 놀거라... 하고 답 보냈습니다.
나야말로 잘 쉬고 잘 놀아야겠습니다. 정말 맛있는 걸 먹고 싶다는 생각과 빈 속에 울컥!!!! 욕지기가 함께 올라오는 증세가 일어납니다. 시험기간 내에~ 먹는거에 소홀했더니 체중은 제법 내렸고, 먹을 건 여기저기 잔뜩입니다.
그렇게 정신없는 사이 불쑥 가을 한 복판으로 들어와 버린 듯 합니다.
내일은 시골엘 가야합니다. 추석 지나고 금요일까지 주욱... 놀 생각입니다.ㅋㅋㅋ.
누가 뭐라든 이렇게 들쑤셔야하는 시험은 마치 축제같은 생각도 듭니다. -애들이 들으면 돌 던지겠지만...- 알라들도 투덜투덜 씩씩대긴 하지만 나름 눈 빛내는 모습을 보면 그들에게 있어서 일상의 엑기스를 쥐어 짜야 하는 긴장과 치열함이라는 것은 분명 삶의 축복입니다. 무기력, 무덤덤, 무의욕보다는 백배 나을테니 말입니다.
명절 공기 떠다니는 걸 보며 뭔가 아릿한 슬픔 같은 게 솟는 것은 분명 참을 수 없는 평화에 대한 기쁨일 것입니다. 때로 완벽하게 행복하다거나 기쁘다는 생각 밑에는 설명할 수 없는 허무같은 슬픔이 가라앉아 있기 때문입니다.
행복하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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