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조울증일런지 모르지...

오애도 2009. 6. 25. 11:50

어제는 다아 늦게 산엘 갔었습니다.

모처럼 혼자서 어슬렁어슬렁 중간까지만 가자는 생각으로 갔었는데 그만 매봉까지 밟고 왔습니다. 뜨거운 날씨였지만 숲은 시원했고 바람까지 설렁였지요. 모기의 극성만 아니라면 새로 도착한 퀼트 책 한권을 다아 보고 내려올 생각이었는데 성가신 날파리 탓에 대충 보다 내려왔습니다.

 먹은 것도 없이 생수에 탄 오미자 한 병에다 시루떡 한 조각만 넣어 갔었습니다. 매봉에 앉아 떡 한 조각을 우적이며 먹고는 잠시 시계 넓어져 멀리까지 다아 보이는 세상-??-을 내려다보고 내려왔습니다.

 소백산 갔다왔을  땐 오히려 아무렇지 않았는데 이런!!!! 아침에 일어나니 온 몸이 힘들다고 소리를 치더군요.

세상에!!! 

 아마 쉬지 않고 두벅뚜벅 인생을 어케 살까 내 속의 나와 질문하고 대답하며 오르다 문득 보면 쑥!!! 올라와 있고, 또 애들이 시험을 잘 봐야할텐데... 어쩌구 생각하며 걷다 보면 쑥!! 올라와 있고... 결국 잠시 서서 손금 들여다 본 거 외엔 쉬지도 않고 올라갔더니 그만  운동량이 과했던 모양입니다.

 오늘은 산행 대신 수영을 가고 내일은 새벽 산행을 해 볼 생각입니다.

 분명 늦잠도 안 자고 일곱시 쯤 일어나는 인간인데 어영부영 아침이 가 버립니다.

고백하자면 그러나 그렇게 아무것도 할 게 없는 아침 시간이 참 좋아서 뭔가 집중하는 일 하는 것도 아까워했던게 사실입니다. 집중이라는 건 마음의 여유를 누리기엔 짧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후닥닥 해 치우면 좋지요. ^^;; 그저 여유있는 시간은 여유있는 시간으로 누리면 됩니다. -뭔 소리냐??-

 수영 갈 때까지 한 시간 가량 남았습니다. 이건 자투리 시간이니까 이것저것 정리나 좀 해야겠습니다.

 

참 이상한 것은 지금 나오는 노래들 하나하나가 어느 땐 아주 적나라한 감성으로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보통 땐 전혀 아무런 감흥 없이 소음으로 느껴져서 소릴 죽이기도 하는데 말이지요.

 문득, 운명이 달착지근하고,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이 가슴을 저리게 하고, 서른 즈음에가 쓸쓸한 감흥을 불러 일으킵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진짜로 브라보!!!!!!! 스러워지기도 하구요. 소망은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내 사람이 경쾌한 가슴 떨림을 야기하며  60대 노부부의 이야기가 애잔함을 끌어내기도 합니다.

 그렇게 어떤 사물들이 불쑥 손들고 나 여기 있어.... 할 때면 나는 그렇게 그런 것들에 불쑥 가슴을 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내가 조울증인가요?? 하하

 

행복하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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