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바쁘...

오애도 2009. 4. 24. 01:22

아홉시부터 수업해서 끝나고 나니 열 두시...

알라들 많은 학교가 개교기념일에 재량 휴업까지 겹쳤고, 내일 고딩들 시험...

하여 내일도 아침에 두어 탕 수업이다. 어쩐 일인지 어제까지 최악이었던 목은 많이 나아져서 제법 인간다운 목소리로 돌아왔다. 대신 다크 서클 작살... 이다.

 

 

중학교 들어가 처음 시험 보는 알라들이 꽤 있어서 이건 피곤하기도 하지만 나름 재밌다.

정말 사심없이,  공부 열심히 해서 어느 날 울 선생님 말씀대로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했더니 잘 되네~~ 하고는 그만 다녀도 된단다. 안 믿겠지만 나는 그저 니들이 나한테 공부하는 법 익혀서 혼자 해도 척척 잘 해내믄 그게 내 복이다. 좋은 선생이란 건 그만둬도 자알 하게 가르치는 것이지 나한테 배우다 그만두고 성적 떨어져 다시 오는 것도 알고보믄 선생으로써 쪽팔리는 것이란다. 그러니 제발 시키는대로 예습복습만 좀 충실히 하고 눈만 빛내믄 몬 할것도 읎다. 니들 그만둔다고 나 밥 안굶으니께 걱정하덜 말고... -사실은 밥 굶겠지...-하는 같잖은 소리를 한다. 물론 일학년 땐 못알아 듣는다. 하지만 삼학년 쯤 되면 말 안해도 제법 공부법 익혀서 그만 다니는 알라들도 있다.

끊어도 -술도 아닌디...- 공부하다 모르는 거 있으믄 언제든  물어봐라...  했더니 문자 메세지로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장이 어떻게 달라요? 라든가 광역의회와 기초의회가 머가 달라요~~ 라고 맞춤법 무시한 질문이 온다. 그저 외울까요? 이해하믄서 외울까요? 하는 질문도 있고...

 근디 꼭 애들 잘 키워 시집보낸 것 같은 기분은 뭐란 말인가... ㅎㅎ.

좋다!!!!

 

 어쩐 일인지 새로 오는 아이들마다,  여기 왜이렇게 분위기가 좋아요~~ 한다.

좋긴 임마. 후줄근한 반지하라고 어거지 쓰는 넘들 많어.

나중에 이런 집에서 살고 싶어요~~

엥???  너네집 뭔 빌?뭔 펠리스잖어... 글고 공부 열심히 해야지 어항 들여다보며 물고기 새끼 언제 낳아요?? 따위만 물어서야 되겄냐? ㅋㅋ.

 

 가끔 자식 없어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건 내 자식과 남의 자식에의 층하지는 애정을 과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느낄 때이다. 

어쨌거나 느낀대로 말하고 생각한대로 말해도 거리낄 게 없고 마음에 부끄러운 게 없어서 좋다.

 

여하간... 지난 번에 코스트코에 가서 사골에 소꼬리에 사와서 열심히 고아 먹고 있는 중이다. 커다란 곰솥도 하나 주문해서 며칠째 구수한 냄새 풍기며 곰국을 끓이고 있다.

그때문인지 감기는 거의 떨어졌다. 내일 시험 보는 고딩 둘이 감기 걸려서 병원 가서 주사맞고 난리 쳐도 여전히 괴로버하는 거에 비하믄 이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역시 잘 먹는게 중요하다. 하하하.

도라지 즙, 오미자효소, 홍삼정, 꼬리곰탕이랑 사골국, 전복죽 기타등등... 다시 토실토실 살이 오르기는 하지만 건강이 최고다.

 

바느질 패키지 잔뜩 사놓고 손도 못대고 있다. 이상하게 바쁘거나 해야할 일 잔뜩이면 괜히 이것저것 만들고 싶어지는 이 심뽀는 뭐인감? 시험만 끝나믄 레이스 천으로 샤방샤방 샬랄라 심플 럭셔리 바지 잠옷 만들어 봐야지. ㅋㅋ.

 마음만 분주하다....

 

 

 

'나, 일상, 삶, 그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래피티..   (0) 2009.05.01
머리 아프....  (0) 2009.04.28
그날 비오는 저녁....  (0) 2009.04.22
시간은 흐른다.   (0) 2009.04.13
봄햇살이 눈부셔서??  (0) 2009.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