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

오애도 2008. 10. 8. 17:51

알라 기다리며 잠시 망중한...

얼굴이 붓다. 왼쪽 머릿가죽이 아픈 걸 보니 잇몸에 염증이 생겼나보다. 오른 쪽 잇몸이 헐었고 귀도 아프다. 드디어 몸이 손들고 있다. 뭐 갤갤대거나 하지도 않는데 이렇게 여기 저기서 몸이 힘들다고 사인을 보낸다.

나는 일반 주부들이나 직장에 다니는 여자들이나 아니면 나름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사실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하나도 없다. 끼니를 챙겨줘야 하는 사람도 없고, 세탁을 해 줘야만 입는 남편이나 자식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매일매일 청소를 안 하면 안 될 만큼 어지르는 알라들도 없으니 이러저러하게 잔노동 따위도 없다. 어디 먼곳까지 대중교통에 시달리면서 다니는 일도 물론 없는데 때로 몸은 힘들다고 태업이다.

 

따뜻한 밥 지어 불고기 볶아 김치랑 먹는다. 맛있는 걸 먹어줘서 고마워... 그렇게 몸과 입이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새로 주문한 퀼트 책 몇권이 도착했다. 바느질은 안 하면서 책은 열심히 본다.

그렇게 머리 가볍고 특별한 의무감 없이 보는 책은 대단히 즐겁다. 하여 아침 일찍 일어날 일 없는 늦은 밤 침대에 누워 그런 책들을 슬슬 넘기고 있자면 이건 정말 축복 받은 삶같은 생각이 든다.

이런 달착지근한 일상을 두고 어찌 죽는단 말인가...

그러고 보면 뭐 행복이란게 억만금의 돈이나 명예나 미모 따위가 아니라 일케 스스로 느끼면 되는 것이다.

 

날이 저물고 그러나 가을 쓸쓸함이 창문 넘어로 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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