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죽음... 일상적인 너무나 일상적인... 그러나...

오애도 2008. 10. 3. 00:15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죽습니다.

그 죽음의 모습이라는 게 어떤 모습인지 '내'가 겪어보지 않은 이상 알 수 없겠지요.

삶을 내려놓을 때 우린 비로소 죽음과 맞닦뜨리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어떻더라고, 어떻게 공포스럽고 어떻게 쓸쓸하고 어떻게 적막하고 얼마나 고독한지 ,때로는 그것이 얼마나 편안하고 어떻게 가벼우며 어떻게 아름다운지 말할 기회 따위는 없지요.

그렇게 짐작도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죽음은 바로 공포일 것입니다.

경험을 용납하지 않으며 누구도 어떻더라고 얘기해 줄 수도, 준 적도 없으니까요...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인간은 죽음이라는 것과 늘 어깨동무를 아니, 이것은 아니군요. 죽음을 뒤따라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결코 어떤 모습인지 얼굴을 보여주지 않지요. 그것이 얼굴을 돌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삶의 끝입니다. 그것이 언제 뒤를 돌려 '나'를 바라볼 지, 그리하여 삶을 끝장내고 내 목숨을 질질 끌고 갈지는 모릅니다. 

 

자살이라는 것은 그렇게 뒷모습만 보인 채 일상의 앞에서 걷고 있는 죽음의 뒷덜미를 잡아 스스로 그 얼굴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거기엔 짐작할 수도 없는 정신적이고도 물리적인 엄청난 힘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어떤 가당찮은 용기가, 혹은 어떤 측량할 수 없는 물리적인 힘이 그 죽음의 뒷덜미를 스스로 잡아채도록 하는 것일까요?

죽음의 뒷덜미를 채는 힘으로 삶을 헤쳐나갔다면 좋았을 것을......

 

대체 어떤 삶의 공포가 두 번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의 얼굴을 스스로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인지...

 

아름다웠으되 질곡의 삶을 살다간 여인이자 배우, 故 최진실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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