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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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애도 2008. 9. 23. 16:55

말없음표를 친구 삼아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중간고사는 시작됐고  이번 주 내에 오후 수업 꽈악이다.

아침에 영화 맘마미아를 두번 째 보고 왔다. 보고 나서 감동을 즐기느라 맥주집에 들러 낮술을 두어 잔 하고 왔다.

책을 두 번 읽거나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은 같은 여행지를 두 번 가는 것과 비슷하다. 처음 갈 때는 목적지가 우선이어서 사소한 풍경이나 그것에서 오는 감흥을 구석구석 누리기 어려운 반면 두 번 갈 때는 목적지가 우선이 아니라 과정이 우선되기 때문에 키작은 풀꽃을 들여다보는 일이나 낮은 소리로 움직이는 바람소리 따위 혹은 미묘한 햇빛의 농담을 느끼는 일도 가능하다.

처음 가는 산 길을 되짚어 오면 이상하게 같은 길인데도 다른 느낌이 든다. 그것은 길에도 뒷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다아 아는 결말에 집착하지 않고 순수하게 영화의 다른 요소들... 대사, 배우, 음악, 의상, 장경따위가 어떻게 그 영화를 이루고 있는가를 맛보게 되는 것이다.

하여 처음보다 더어 많이 눈물이 흘렀고-Sliping through my fingers-더 많이 발을 굴렀고, 더 많이 설�고, 더 많이 웃었던 듯 하다. 딸도 없고 자식도 없는데 그 모녀의 신에서 어째 눈물이 줄줄 흘렀는지 모르겠다. 

설�다는 측면에서 의외였지만 나는 안다. 그것이 어쩌면 앞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도 있을 거라는 가능성에 대한 기대라는 것을...  그 사랑의 예감에서 오는 설렘의 달착지근함이라니....

앞으로 한 번 쯤 더 볼 것이고 결국은 DVD 타이틀을 사게 되리라는 예감이 확실하듯 말이다.

 

감기 기운이 있다.

앞으로 많이 떠들어야 하는데 목이 심히 불안하다. 뭐 죽지야 않겠지만 목소리가 잠기면 듣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이 괴롭기 짝이 없을 것이다.

 

크리스마스용 루돌프 사슴 커플을 만들고 있다. 이건 정말 틈틈히 바느질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덟 개의 다리와 네 개의 귀와 뿔을 꿰매야 하는 똑같은 작업의 반복은 지루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