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비오는 날 감자전...

오애도 2008. 8. 20. 12:25

 분명 아침에 보충 잡아 놨는데 한 녀석도 안 왔다.

기다리다 전화 해 죄 부르려다 그냥 냅 뒀다. 지들이 죽어라 보충해달라고 하고는 안 오다니...

오늘도 비 추적추적...

친구와 늦은 점심 약속을 해 놓고 기다리는데 갑자기 감자전이 먹고 싶었다.

지난 번에 받은 강원도산 감자도 있겠다.. 기타 사소한 양념들도 있겠다... 감자 두어 개 쓱쓱 갈아 풋고추와 당근 다져넣고 부쳤는데 어매? 맛이 어째 영 아니올시다이다. 아무리 그래봤자 감자맛일텐데 어째 그런가 생각해봤더니 입맛이 변한 모양이다. 안 그래도 요새 죽어라 땡기는 것은 야채와 과일뿐이다. 밥은 날구장천 열무비빔밥만 먹는데 먹어도 먹어도 안 질린다.

 임신해서 입덧하는 여인네마냥 집요하게 한 가지 음식만 땡기다니... 이건 순전히 약발이다. ㅋㅋ

 

중간 크기의 감자 두 개 갈아 밀가루 한 수저 넣고 부쳤는데 손바닥만한 거 네 장이 나왔다. 겨우 두 장 먹고 땡!!!

일찍 먹은 아침 때문에 분명 배가 고팠는데... 솜씨에 녹이 슬었는가

학부형이 보내주신 무공해 채소들 속에 있는 풋고추 두 개 썰어 넣었는데 의외로 맵다.

저렇게 매운 고추는 잘 삭은 조개젓에 썰어 넣고 참기름 한 방울 넣어 찬밥에 물 말아 먹으면 맛있는데... 두부 넣지 않고 짭짤하게 끓인 여름 된장찌개에 넣어도 맛있고...

생각은 많은데 먹는 것에 소원해져서리 종종 남아서 버리는 것들이 많다.

어제 아침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바삭하게 튀긴 베이컨 듬뿍 넣고 베이컨 볶음밥을 해 먹었다는... 그리고는 하루종일 굶었다.

 

후라이팬에서 자알 부쳐지고 있는 감자전... 그래도 대낮부터 막걸리가 땡기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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