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더위 때문일까?

오애도 2008. 7. 15. 13:41

요즘 새로 고 3 학생을 가르치느라  모의고사문제를 하루에 한 개씩 풀고 있는데 의외로 소득이 너무 많다.

거기에 나오는 다양한 지문들-과학, 철학, 언어학, 경제학, 문학, 예술지문은 물론 시, 소설-을 읽자면 이건 거의 십 수 권의 책을 읽는 것 만큼이나 감흥이 있는데 문제를 풀려는 게 아니라 -문제는 저절로 풀린다.- 꼭 독서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하하.

특히 시 같은 경우는 읽다보면 감동적이게도  마음의 일렁임이 정말 크다.

그런의미로  내가 시험점수에 목매야 하는 학생이 아닌 것은 또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안 그러면 어찌 수능 모의고사에 나오는 시를   읽으며 정서가 환기되겠는가 말이다.

거기에 나오는 다양한 사실들이 문제를 풀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새로 받아들이는 지식이 될 수도 있다고 느끼는 학생들도 있을까? 있겠지....

하여 어떤 것이든 받아들이고 느끼고 깨닫는 '때'가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나이 먹어 어떤 부분에서 더 명민해지는데 그것이 단순한 '앎'이 아니라 '깨달음'이라는 것이다. 하여 부박하거나 위선적이거나 탐욕적이거나 하는 것을 통찰하는 것도 순간이요, 중후하고, 선량하고, 소박한 마음의 가치를 읽어내는 것도 순간이다.

뭐 그렇다고 세상엔 후자만 있어야 하고 전자는 사라져야 할 악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전자건 후자건 세상을 이루는 다양한 삶의 양태이고 어떤 사실들은 그 반대의 가치를 확연히 드러내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세상'이 도덕적인가... 를 논하기 앞서 '나'는 도덕적인가... 자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도덕적인 세상이 될 터인데 '세상'이 도덕적이 아니라고 통탄하는 일엔 유능한데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는 인색하기 때문에 모두가 원하는 세상이 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 '세상'을 이루는 것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얘기가 옆길로 새는데 덥다. 너무 멀리 와서리... ㅋㅋ-

 

어제는 산에 갔었다. 어찌나 땀이 많이 나고 몸에 기운이 없는지 우리는 둘 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게 틀림 없다며 중간쯤에서 샛길로 빠져 버리고 말았다. 집에 와서 눈이 빠질 듯 두통이 오기도 했었다. 저녁에 친구 만나 늘 가는 호프집에 앉아서 이런저러 이야기를 하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몸이 이상햇던 것이 아니라 날씨가 너무 더웠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날씨가 너무 더워 몸이 글케 까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는...

하여 어찌어찌 초 저녁에-??- 한 시간 쯤 자고 한 시쯤에 깨 결국 삶에 치명적인 걱정거리 있는 것 마냥 다섯 시 넘어까지 전전반측하고 말았다.

오늘도 더운 모양이다. 집에서 가만히 있으면 더운 줄 모르겠는데 말이다.

이런 땐 울 오라버니처럼 뙤약볕에서 일하는 사람들 생각에 맘이 편칠 않다. 하여 벌어먹기 위해 일 힘든 거 빼고라도 더위나 추위에 맞서 전투적인 자세로 임하는 세상의 가장들이 말할 수 없이 불쌍한데 이런 땐 또 별 게 다 남편 없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벌어 온 돈으로 먹고 사는 일이 편치 않으리라는 건 나처럼 혼자 벌어먹는 일에 유능한 사람들의 팔자를 만드는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뭐 어쨌거나 시험도 끝났고,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널럴해 지긴 했는데 무언가 마음을 다해 몰입하는 일이 안 생긴다. 흠...

모처럼 쉬는 날...

머리파마 하겠다고 벼르다가 시간만 슬렁슬렁 간다. 내가 가는 우리 미용실은 저녁엔 '언니'들 차지가 되는 바람에 머리를 볶을 수 없다는... ^^;;

살 내리면서 얼굴이 제법 하트모양으로 변하는데-턱이 뾰족해져서리-머리 자글자글 볶아서 꽃다발이나 콘에 담긴 더블 아이스크림처럼 만들어볼까나!! 하하하

여하간 슬림슬림해지는 몸이 좋다.

 

더위 먹은 거인지 얘기가 와 이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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