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초등학생 글쓰기 지도를 했었습니다.
뭐 지금도 업을 삼지는 않지만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아이들 글쓰는 것을 가끔 봐 주기도 합니다.
야구 해설자가 야구 잘 하는 것 아니고, 영화 평론가가 영화 잘 만드는 것 아니고, 또 문학 비평가가 문학작품 잘 쓰는 것 아니듯, 글쓰기 지도 한다고 해서 글 잘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다만 나는 보는 눈-?-은 있습니다.
뭐랄까 어쩌다 유명한 소설 읽다가도 굳이 그럴려고 하는 것이 아닌데도, 뭐야 이건 문장이 이상하잖아 라든가, 파릇파릇 싹이 돋아난다고 하고는 아욱순을 베서 아욱국을 끓인다는 -신경숙의 소설 '깊은 슬픔'에서-것이나, 70년대는 라면값이 분명 100원 이하였는데 라면값으로 200원만 받았다는-이문열의 소설'젊은 날의 초상'-진술 같은 것은 그냥 터억 머릴 치고 떠오릅니다.
'이거이 말이 안되는디...'
아마 전생에 교정보는 일을 한 모양입니다.^^
어쨌거나 이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고 오늘이 글 올리는 날이라 턱하니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머릿속이 깜깜한 것이 영 아무생각도 안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넘겨? 말어?
사실 그동안 꼭 뭐를 써야겠다고 미리 생각하고 쓴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자판에 손을 올리면 그냥 티딕하고 쳐졌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어렵지 싶었습니다.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아이들 글쓰기 지도 할 때 써먹던 말이었습니다.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모든 글쓰기의 -공식적인- 기초는 일기에 있다고 생각하는 터라 처음 가르치는 것이 일기쓰기입니다.
먼저 무엇을 쓸것인가를 정해야 하니까 아이들한테 오늘 있었던 일 중에 중요한 것을 생각하라고 하면 아이들은 그럽니다.
중요한 일은 아무것도 없는데요.
그러면 난 그럽니다.
그렇지 않을 걸. 분명 어제와 오늘은 다를거야. 식탁에 오르는 반찬도 달랐을 것이고, 늘 쓰던 치약의 양도 줄었을 것이고, 어제는 둘리양말 신었는데 오늘은 스누피 양말 신었을 수도 있고, 어제가 월요일 이었으면 오늘은 화요일이고, 어제는 받아쓰기를 했지만, 오늘은 안했을 수도 있고, 밥먹다가 돌을 씹었을지도 모르고, 동생이 개겨서 어젠 발로 찼는데 오늘은 쥐어박았을지도 모르고...보통 여기까지 얘기하면 갤갤거리며 웃습니다.
어쨌거나 그렇게 선생인 내가 줄줄 노랠 부르면 그제서야 졸졸거리며 어제와 다른 오늘만의 일을 찾아내게 됩니다.
그렇게 지도를 해 놓고 끝에 가서 꼭 한 마디 합니다.
"근데 아그야. 사실 일기 쓸게 없다는 사실도 중요한 일이란다. 그럴 땐 이렇게 쓰면 된다. '오늘은 정말 쓸 게 없다' 하지만 그건 일년에 한 번 써야지 자꾸 쓰면 안되느니라..."
자 여기까지 읽으면 내가 하려는 얘기가 무엇인지 알 것입니다.
바로 쓸 게 없다는 간단한 얘기를 하려고 이렇게 장황하게 서두만 늘어놓고 그만 손을 내릴랍니다.
아으!! 정말 쓸 게 없는 날입니다.
뭐 지금도 업을 삼지는 않지만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아이들 글쓰는 것을 가끔 봐 주기도 합니다.
야구 해설자가 야구 잘 하는 것 아니고, 영화 평론가가 영화 잘 만드는 것 아니고, 또 문학 비평가가 문학작품 잘 쓰는 것 아니듯, 글쓰기 지도 한다고 해서 글 잘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다만 나는 보는 눈-?-은 있습니다.
뭐랄까 어쩌다 유명한 소설 읽다가도 굳이 그럴려고 하는 것이 아닌데도, 뭐야 이건 문장이 이상하잖아 라든가, 파릇파릇 싹이 돋아난다고 하고는 아욱순을 베서 아욱국을 끓인다는 -신경숙의 소설 '깊은 슬픔'에서-것이나, 70년대는 라면값이 분명 100원 이하였는데 라면값으로 200원만 받았다는-이문열의 소설'젊은 날의 초상'-진술 같은 것은 그냥 터억 머릴 치고 떠오릅니다.
'이거이 말이 안되는디...'
아마 전생에 교정보는 일을 한 모양입니다.^^
어쨌거나 이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고 오늘이 글 올리는 날이라 턱하니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머릿속이 깜깜한 것이 영 아무생각도 안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넘겨? 말어?
사실 그동안 꼭 뭐를 써야겠다고 미리 생각하고 쓴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자판에 손을 올리면 그냥 티딕하고 쳐졌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어렵지 싶었습니다.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아이들 글쓰기 지도 할 때 써먹던 말이었습니다.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모든 글쓰기의 -공식적인- 기초는 일기에 있다고 생각하는 터라 처음 가르치는 것이 일기쓰기입니다.
먼저 무엇을 쓸것인가를 정해야 하니까 아이들한테 오늘 있었던 일 중에 중요한 것을 생각하라고 하면 아이들은 그럽니다.
중요한 일은 아무것도 없는데요.
그러면 난 그럽니다.
그렇지 않을 걸. 분명 어제와 오늘은 다를거야. 식탁에 오르는 반찬도 달랐을 것이고, 늘 쓰던 치약의 양도 줄었을 것이고, 어제는 둘리양말 신었는데 오늘은 스누피 양말 신었을 수도 있고, 어제가 월요일 이었으면 오늘은 화요일이고, 어제는 받아쓰기를 했지만, 오늘은 안했을 수도 있고, 밥먹다가 돌을 씹었을지도 모르고, 동생이 개겨서 어젠 발로 찼는데 오늘은 쥐어박았을지도 모르고...보통 여기까지 얘기하면 갤갤거리며 웃습니다.
어쨌거나 그렇게 선생인 내가 줄줄 노랠 부르면 그제서야 졸졸거리며 어제와 다른 오늘만의 일을 찾아내게 됩니다.
그렇게 지도를 해 놓고 끝에 가서 꼭 한 마디 합니다.
"근데 아그야. 사실 일기 쓸게 없다는 사실도 중요한 일이란다. 그럴 땐 이렇게 쓰면 된다. '오늘은 정말 쓸 게 없다' 하지만 그건 일년에 한 번 써야지 자꾸 쓰면 안되느니라..."
자 여기까지 읽으면 내가 하려는 얘기가 무엇인지 알 것입니다.
바로 쓸 게 없다는 간단한 얘기를 하려고 이렇게 장황하게 서두만 늘어놓고 그만 손을 내릴랍니다.
아으!! 정말 쓸 게 없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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