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물의 날 저녁 무렵

오애도 2007. 8. 8. 16:17

 

며칠 전 새로 헝겁 사다가 만든 것입니다. 그동안 만든 것들을 죄 사람들한테 줘 버렸더니만 대장장이집 부엌칼이 논다구 정작 내것은 큰 거 하나 빼고는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하여 그냥저냥 시간도 좀 남고 해서리 만들었지요.

물론 가까운 친구들은 죄 손을 훼훼 젓고 있지만 약속대로 잠깐씩만 그것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만 했습니다. 남아있는 헝겁조각이 소진될때까지 다 해야하는데 그냥 한 꺼번에 주욱 이어서 이불이나 뭐 그런 걸 만들어볼까도 생각 중입니다. ㅋㅋ. 그게 아마 크레이지 퀼트지요. 실재로는 훨 이쁜데 카메라를 메뉴얼로 하고는 전등불 밑에서 찍었더니만 티미해졌군요.

               

 

아침에 퍼붓던 비는 수긋해졌습니다. 이대로 갰으면 좋으련만... 호랑이가 시집을 가는지 좀전엔 햇빛 반짝이는데 빗방울은 후둑거리더군요. 작은 방 책상 앞에 앉아서 창을 열고 있으면 바로 눈앞에서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볼 수 있습니다. 몰려오는 습기만 아니면 마냥 열어놓고 텅 빈 골목 내다보며 바느질이나 할까를 생각했더니 지금은 정말 해가 나고 있습니다.

어제 남은 조선 호박으로 부침개나 해서 저녁으로 먹으려고 채쳐 살짝 절이고 있습니다.

식성 특이한 나는 뭐든 왼갖 재료 때려넣어 맛의 주소 불명이 되있는 부침개보다 순전히 한, 두가지 재료, 예를 들면 맛있는 호박만 잔뜩 넣은 호박 부침개나, 맛있는 김치만 넣는 김치 부침개 따위를 좋아합니다. 물론 부추 전에는 오징어와 풋고추가 어울리고 김치 전에는 돼지고기가 어울리지만 그런 거 없을 때는 그저 한 가지 재료만 넣은 게 훨 맛있다는...

그렇게 굵게 채쳐 살짝 절인 싱싱한 호박에 -반드시 조선 호박... 길다란 마디 호박은 별로다. -물은 거의 안 넣고 달걀도 안 넣고-달걀 넣으면 쫄깃하지 않고 약간 퍼석인다-호박에서 나온 물로 가루만 살짝 엉기도록 넣어 들기름으로 부친 호박 부침개 진짜 좋아하지요. 호박부침개의 명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쓰읍... 좀 있다 만들어서 사진 찍어 올리겠습니다. ㅋㅋ

 자 호박이 다 절여져서리 부치러 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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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딱 두 쪽 부쳐서 먹어가며 쓰는 중입니다. ㅋㅋㅋ

 

이건 부치기 직전 소금에 절인 것이구요.

 

                    

 

다음이 밀가루와 부침가루 아주 조금-이거 많이 넣으면 조미료맛이 나서리 한참 먹으면 �!!!- 넣고 약간 되직하게 엉겨붙을 정도만 하면 됩니다. 익으면서 호박에서 물이 나와 촉촉해져요.

-플래스틱 뻘건색이  품위 제로구만-

 

 

              

 

그리고는 프라이 팬에서 지글지글... 반드시 들기름-이게 바삭이진 않지만 풍미 �오!! 좀 바삭이게 하려면 콩기름과 섞어 쓰면 됩니다. 난 들기름 아까워서 섞었지만서도...

 

                        

 

                        

 

                        

 

 

 

그리고는 커다란 접시에 놓고 뜨거우면 뜨거운대로 식으면 식은대로 맛있게 먹으믄 됩니다. 뭐 점잖게 썰 것도 없이 뚝뚝 잘라서 먹으면 더 맛있어요~~

밀가루 거의 없이 달큰한 호박이 뭉텅 씹히는 것이 아주 좋아요. 단... 조선 호박 아니면 안됩니다. 그래야 제 맛이 나요.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재료가 맛의 기본이겠지요. 대충 아무런 재료로 하믄 맛이 뭐가 이래?가 됩니다. 저 호박은 엊그제 산에 갔다가 막 따갖고 오는 것을 사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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