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인간관계에 관한 소고??

오애도 2007. 3. 12. 13:02

며칠 전 한참 전 같은 학원에서 함께 일했던 역시나 노처녀-??-선생을 만났다.

상당히 능력이 있어서리 많을 땐 연봉 일억 쯤 벌기도 하는데 흠... 돈많이 버는는 것 부럽다. ㅋㅋ

어쨌거나 그녀가 한 두 주 전쯤부터 열받는다고 퇴근길에 전화를 했다.

친구 만나거나 수업 중에 잠깐잠깐 들은 하소연으로는 자기랑 무지하게 친했던 동료선생에게 참을 수 없는 배신감때문에 속상해 죽겠다는 얘기였다.

저녁엔 도저히 시간이 안 나고 아침 일찍 만나 점심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줬다.

나란 인간이 뭐 얘기 들어주고 하소연 들어주는 건 상당히 유능한데 누가 뭐라든 상당히 공정한 인간인지라 어떤 사실에 대해 한쪽 이야기만 듣고 쉽게 단정지어서 편들어주는 짓은 못한다. 그런 이유로 종종 위로받으러 왔다가 되도 않은 훈계-??- 내지는 잔소리 또는 욕만 듣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틀린 얘기는 아니니까 별 불만은 없어-??-보인다. 왜냐 같은 문제로 또 찾아 오기 때문이다. 뭐 그래도 옳은 말이라고 결코 다아 좋은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옳은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 게 아니라 편협하더라도 위로와 격려를 받고 싶어하니까...  

어쨌거나 이번 경우는 그저 인간관계에서 흔히 일어나는 얄팍한 심리전에 그녀가 당하고 있는 것이었다.

누가 뭐라든 인간관계의 삐그덕거림은 양방과실 내지는 양측의도 때문이다. 어느 한 쪽이 실수를 하거나 고의적인 잘못을 했다해도 한 쪽이 참고 넘어가면 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실수가 아니고 의도적이고 악의에 찬 것이라고 믿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번 경우는

A: 그녀

B: 그녀의 친한-친했던- 동료선생

C: 동료선생이지만 어쩐일인지 그녀와 친하지 않은 선생

뭐 이런 구도였는데 그녀와 몇년동안 알콩달콩 잘 지내던 B와 사소한 일로 다투게 됐단다. 이전에 그녀는 C를 놓고 이러쿵 저러쿵 뒷담화를 즐겨하기도 했는데 그 다음날 출근을 했더니 허걱, 자신에게는 아는 척도 안하고 C와 어찌나 살갑게 하하호호하던지 그야말로 뻥!!!

그게 처음 들은 사건의 전말이었다. 그리고 두 주동안 이 쪽으로 출근하는 날마다 돌아가는 길에 전화를 해서 경과보고를 했다.

경과는 그야말로 안 봐도 비디오...

자기만 있으면 갑자기 호들갑에 과장에 하하호호 하다가 엊그제까지는 드디어 B는 숨고, 이전부터 자신과 별로 안 좋다던 C만 혼자 신나서 난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선생님, 이걸 우째 복수를 한대요~~ 열받아 죽겠어요...

나는 물론, 열이야 받고 기분이야 더럽겠지만 괜히 말려들지 말고 초연해지라고 뻔한 얘기를 해줬다.

웃기잖아... 어제까지 그야말로 같이 씹던-?- 사람하고 갑자기 친하고 가까운 척 서로 하자면 얼마나 낯간지럽고 뒤통수 뜨끔거리겠어. 자기들끼리도 속이 뻔하게 보일텐데...

그래도 자신은 용서가 안되고 속이 뒤집혀서 잠을 못자겠다고 했다. 학원을 그만둘까 어떨까 생각해봤는데 그냥은 못 그만두겠고 뭔가 댓가를 치르게 하고 싶다고 했다.

뭐 내가 내린 결론은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를 떠나서 그저 내 운세가 나쁠 뿐이라고 다분히 운명론적인 이야기를 해줬다. 그저 '내'가 운이 나빠 구설과 트러블과 심리적인 들끓음이 생기는 것이고 더 나빠지려면 학원도 그만두고 일도 못하게 되는 경우 생기니까 그럴 땐 가만히 있는 게 최선이라고 해줬다.

그래도 선생님한테 얘기하니까 속이 시원해요... 하지만 이제 무서워 죽겠어요. 사람들을 못 믿겠어요.

하고는 헤어졌다. 잠시후 문자메세지가 들어왔는데

'언젠간 후회하게 해주고 싶어요. 그 희망도 없음 어떻게 버텨요. 오늘 감사해요...'

그걸 보니까 갑자기 그녀가 진정으로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맘이 상하고 힘들어 하고 있구나... 어제의 동료가 적이 되는 것은 순간이고 애정과 믿음이 깊었을 수록 그것은 더 클 터였다. 아마 그녀는 진정으로 또 다른 '그녀'를 사랑했거나 믿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조금 나아졌는지 어제와 그제는 전화가 없었다.

 

본인한테야 사실 굉장히 큰 일이겠지만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면 사실 인간관계에서 흔히 일어나는 트러블에 불과하다.

요즘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가 있는데 그저 세상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올려놓는 곳에 들어가보면 사실 저런 문제는 굉장히 많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거의 98퍼센트가 여자들이라는 것이다. 나도 여자지만참...

 

어쨌거나 나이 먹으면서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 만나기가 점점 어려운 듯 하다. 

어디서 그랬다.

나일 먹으면 친구는 없어지고 아는 사람들만 많아진다고...

 

나이 마흔이 넘어 나는 사람들이 보인다. 어느 날 눈이 떠지듯 아름다운 사람들은 아름답게 보이고 지저분한 사람들은 지저분하게 보인다. 그것은 무엇이 아름다움이고 무엇이 추함인지 비로소 알게 됐다는 것이기도 하다.

종종 추한 것을 포장해 놓으면 그 포장이 전부라고 믿어지기도 했고, 아름다운 것이 추한 것에 가려져 있을 때면 그저 추한 것이라고 단정해 버렸던 일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추한 것이든 아름다운 것이든 깊이 현혹되거나 멀리 배척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사람이란 동물은 변덕스러워서 어제의 아름다움이 오늘의 추함으로 변하는 것은 순간이기 때문이다.

 

잠깐의 인간관계 에피소드를 얘기한다는 것이 길어졌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다.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에는 이런 일 저런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을 뿐이다.

뭐 물이 흘러가는데 어찌 평탄한 굽이만 있겠는가... 종종 경사 높은 절벽도 만날 것이고 바특하게 굽은 산모퉁이도 솟은 바위와 자갈돌 갈린 얕은 여울도 지나가게 마련인 법...

잘 죽고 싶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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