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고여있는 내가, 흐르는 네게 묻는다!!

오애도 2001. 11. 8. 00:51
누가 쫓아와?

새벽 세시...
휘적거리며 일어나 앉는다.

그런데 왜 그렇게 숨차게 달려?

맑은 유리잔에
물 한 잔 따라 마신다.

벌써 여기까지 왔구나!

다시
눕는다.

왔으면 가야지....

누워 중얼거린다.

가는 일만 남았구나...

돌아누우며
나는 쓸쓸하다.

늘상
내가 앞서 달린다고
믿었는데,
지금은...
네 등만 보이는 걸.

따라잡을 수나 있을는지......




새벽 세시가 문제입니다.
그때쯤 깨면 갑자기 모든 것은 막막해 보입니다. 조용함 속에서 쉬지 않고 달리는 시간의 속도를 실감합니다.
세상은 영원히 깜깜할 것 같고, 나는 끝내 이렇게 초라하게 살다 죽을 것 같고, 부모님은 갑자기 돌아가실 것 같고, 그리하여 나 혼자만 남을 것 같고......
돈은 벌어서 뭐하나... 책은 읽어서 뭐하나... 결혼은 해서 뭐하나... 살은 빼서 뭐하나...
친구는 만나 뭐하나... 그리고 끝내는 살아서 뭐하나...가 되 버립니다.
그러나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은 아침이 오고 나면 그것들은 한낱 허튼 감정의 유희에 불과해 집니다.
낮과 밤의 두 얼굴이라니...

사족: 질문: 이런 증세는 결혼 한 사람에게는 없는 것인지...
이렇게 근원적인 고독과 쓸쓸함-나는 그렇게 믿음-은 옆자리에 누군가 자고 있으면
생겨나지 않는 것인지...
답 좀 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