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 날...

......

오애도 2006. 6. 28. 01:56

울엄니가 보낸 택배가 왔다.

난 점점 울엄니 더 기운 없어지고 끝내는 돌아가시게 되믄 어떡하나...겁난다.

구석구석 들어가 있는 것들을 보며 나는 언제나 애달프다.

오이 한 개, 부추 한 묶음-파하고 사촌이라 난 별로 안 좋아하는데 울엄니 모르시는 모양이다. 하여 부추넣고 부침개를 해 먹을 작정이다.- 아욱 한 주먹, 상추 한 주먹, 콩자반, 깻잎절임. 마늘쫑 절임, 아직 먹을 때 안됐지만 일부러 땄을 호박잎 한 주먹,  찹쌀 한홉, 완두콩 한홉, 그리고 열무김치와 배추김치 한 보따리...그리고 미리 끓여 얼린 보리차병-이건 얼음팩 대용이다. 그걸 나 마시라고 일부러 보리차를 끓이셨다- 조선간장 한 병... 모두 한 주먹씩 밖에 안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찹쌀 조금 넜으니께 콩 느코 찰밥 해먹어...."

전화로 하신 말씀이다.

하나하나 꺼내면서 목밑에서 무언가 자꾸 차오른다.

별 볼일 없는 자식을 위해 한 박스를 채우려고 구석구석 이것저것 챙겨넣었을 내 어머니 마음이 서글퍼서 말이다.

 

내일은 아욱국도 끓이고, 쌈장도 만들고, 오징어 사다가 부추전이라도 해먹어야지.

하나 잇는 오이는 냉국이나 해 먹을까??

부자가 된듯 하다.

좋다.

"엄마, 김치 아주 맛있어유~뭐 그렇게 많이 보낸겨~~"

"그려?"

뭐 이렇게 무덤덤한 반응이시겠지만 울엄니 무쟈게 행복해 하실 것을 안다.

'하이고 엄니.  고마워유.... 건강하셔서 고맙구 이 험한 세상에 나 행복하게 살게 해줘서 고맙구, 다른 사람이 아닌 엄니가 내 엄니라서 고마워유~~ ' ^0^

 

 

느끼한 케익은 어젯밤 수업 온 녀석들에게 다~~  풀었다.

좋다.

 

수업 끝나고 나니 한 시다.

힘들다.

 

이제 자야지.

내일-아니 오늘이로군.-도 힘든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