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에 자꾸 정체 불명의 물집이 생깁니다.
근질거린다거나 아프지도 않은데 어느 때 보면 말간 물이 들어있는 구슬들이 톡톡 솟아 있습니다. 약국에 갔더니 습진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미모, 몸매^^-나는 피부는 상당히 -정도가 아니라 굉장히-좋습니다. 한겨울에도 고무장갑 안끼고 설거지도 덜걱거리며 하고, 빨래도 맨손으로 푸샤푸샤 하고 나서 로션이나 크림 따위 안발라도 손이 트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발뒤꿈치에 각질이 생기는 일도 없고, 여름내 화장 안하고 다녀도 타거나 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목욕하고 무신 바디 로션이라든가 오일 따위도 발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전혀 없던 증세들이 생기기 작한 것입니다. 겨울엔 발 뒤꿈치가 제법 푸석거리기도 하고 아침마다 재채기를 해대는 알러지 증세나 이렇게 발바닥에 생기는 물집 따위도 그런 것중의 하나입니다.
엊그제 그 발에 생긴 물집을 터뜨리고 연고를 바르다가 괜히 발바닥이며 발가락 사이등을 조물락거리면서 만져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발 이곳 저곳을 살피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발가락 사이가 상당히 쪼글 거린다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예전엔 탱글 탱글했던 발끝과 함께 마디가 볼록볼록 솟아있던 발가락이었습니다.그런데 지금의 내 발가락은 마치 할머니들의 늘어진 가슴처럼 쪼글쪼글 했으며 당연히 탄력도 없었습니다.
아항 내가 늙어가는구나...
어찌하여 그 발가락 사이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우리는 객관적으로 우리 모습을 보는데는 전혀 익숙하지 않습니다. 눈밑의 잔주름이라든가 목이 약간씩 말랑말랑해진다는 것만으로 인생의 반 쯤을 살아낸 육체의 시듦따위를 인식하기엔 우리 모습에 너무 익숙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때 내 발가락을 보면서 나는 푸석푸석하고 거북이 등껍질같이 딱딱하고 두꺼워진 발톱을 가지고 있는 할머니들의 발을 생각해냈습니다. 아마 그 탓일 겁니다. 그 발바닥 조글거림이 늙음으로 느껴진 것은...
이번에 시골집에서 본 엄마의 발모습과 바삭거리던 발톱. 아버지의 역시 바삭바삭했던 발톱과 발바닥.그리고 쪼글 거리던 엄마의 발가락들...
내게 있어서 육체적인 늙음의 징후는 바로 발로 인식되었던 것입니다.
나는 이제 겨울이면 조금씩 푸석거려지는 발을 물끄러미 내려다 봤습니다.
내 촉촉했던 손과 발, 내 부모님의 발에 있던 습기는 어디로 갔는지...
그리고 발가락을 탱탱하게 했던 알 수 없는 물질들은 어디로 사라지는지...
습진 탓인가!!!!
그럼 습진만 열심히 치료해 주면 될까요?
근질거린다거나 아프지도 않은데 어느 때 보면 말간 물이 들어있는 구슬들이 톡톡 솟아 있습니다. 약국에 갔더니 습진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미모, 몸매^^-나는 피부는 상당히 -정도가 아니라 굉장히-좋습니다. 한겨울에도 고무장갑 안끼고 설거지도 덜걱거리며 하고, 빨래도 맨손으로 푸샤푸샤 하고 나서 로션이나 크림 따위 안발라도 손이 트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발뒤꿈치에 각질이 생기는 일도 없고, 여름내 화장 안하고 다녀도 타거나 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목욕하고 무신 바디 로션이라든가 오일 따위도 발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전혀 없던 증세들이 생기기 작한 것입니다. 겨울엔 발 뒤꿈치가 제법 푸석거리기도 하고 아침마다 재채기를 해대는 알러지 증세나 이렇게 발바닥에 생기는 물집 따위도 그런 것중의 하나입니다.
엊그제 그 발에 생긴 물집을 터뜨리고 연고를 바르다가 괜히 발바닥이며 발가락 사이등을 조물락거리면서 만져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발 이곳 저곳을 살피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발가락 사이가 상당히 쪼글 거린다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예전엔 탱글 탱글했던 발끝과 함께 마디가 볼록볼록 솟아있던 발가락이었습니다.그런데 지금의 내 발가락은 마치 할머니들의 늘어진 가슴처럼 쪼글쪼글 했으며 당연히 탄력도 없었습니다.
아항 내가 늙어가는구나...
어찌하여 그 발가락 사이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우리는 객관적으로 우리 모습을 보는데는 전혀 익숙하지 않습니다. 눈밑의 잔주름이라든가 목이 약간씩 말랑말랑해진다는 것만으로 인생의 반 쯤을 살아낸 육체의 시듦따위를 인식하기엔 우리 모습에 너무 익숙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때 내 발가락을 보면서 나는 푸석푸석하고 거북이 등껍질같이 딱딱하고 두꺼워진 발톱을 가지고 있는 할머니들의 발을 생각해냈습니다. 아마 그 탓일 겁니다. 그 발바닥 조글거림이 늙음으로 느껴진 것은...
이번에 시골집에서 본 엄마의 발모습과 바삭거리던 발톱. 아버지의 역시 바삭바삭했던 발톱과 발바닥.그리고 쪼글 거리던 엄마의 발가락들...
내게 있어서 육체적인 늙음의 징후는 바로 발로 인식되었던 것입니다.
나는 이제 겨울이면 조금씩 푸석거려지는 발을 물끄러미 내려다 봤습니다.
내 촉촉했던 손과 발, 내 부모님의 발에 있던 습기는 어디로 갔는지...
그리고 발가락을 탱탱하게 했던 알 수 없는 물질들은 어디로 사라지는지...
습진 탓인가!!!!
그럼 습진만 열심히 치료해 주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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